간소한 결혼식
간소한 결혼식
  • 독서신문
  • 승인 2015.06.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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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산책'
▲ 황새미 특파원

[독서신문] 이나영과 원빈의 소박한 결혼식이 화제가 되었다. 주변에서 하나 둘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까운 영국 친구가 청첩장을 보내와 처음으로 결혼식을 직접 경험하였다. 청첩장을 받는 순간부터 결혼식까지 한국과 다른 결혼 문화를 지켜보면서 적지 않은 쇼크를 받았다.

직접 만든 청첩장을 열어보니 본인이 원하는 선물 리스트가 적혀있었다. 선물 리스트를 보고는 '이게 뭐지?'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축의금 문화와 다르게 영국에서는 신랑신부가 원하는 선물을 준다는 전통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청첩장 안에 리스트로 보낸다는 것은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예전엔 리스트를 적어주면 초대받은 사람이 직접 상점에 가서 구입했지만 지금은 디지털화된 시대에 맞게 받고 싶은 물품을 장바구니에 넣어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주소를 적어서 보내기도 한다. 그 주소를 따라 들어가서 해당 품목을 결제하고, 이 품목은 신랑신부의 신혼집에 직접 배송이 된다. 간혹 집에 쌓이는 선물을 처리하기 힘들어 현금으로 달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자식의 결혼비용을 부담하고 결혼에 관여하는 한국 부모들과 달리 영국 부모들은 자식 결혼식을 물질적으로 도와주는 일이 매우 드물뿐더러 자식들이 알아서 하도록 간섭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결혼 후에 자식들이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과는 달리 이조차도 손에 꼽을 만큼 아주 드물다. 자식의 인생과 부모의 인생은 각자 인생이라는 문화 때문이다.

결혼식 비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 내에서 해결하고 상대방과 의논한 뒤 서로의 형편에 맞춰서 한다. 이에 따라 결혼식 형태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보다는 소박함과 자연스러운 결혼식을 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하객 또한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기 때문에 100명이 넘지 않는다. 100이라는 숫자를 넘어서면 규모가 큰 결혼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결혼식장도 작은 교회나 성당, 공원, 호텔 등이 주를 이룬다.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여행을 급하게 떠나는 한국 결혼식 문화와 다르게 하객들과 식사를 한 후 파티를 즐긴다. 초대한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예의 겸 결혼이라는 행복한 날을 지인들과 즐겁게 즐기기 위한 문화 때문이다. 같이 대화하고 밥 먹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행복한 결혼식을 마무리한다. 이제 우리 결혼문화도 다시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 런던(영국)=황새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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