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노래 '이카루스'가 각성제가 되려면
자우림 노래 '이카루스'가 각성제가 되려면
  • 독서신문
  • 승인 2015.06.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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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 익는 마을

[독서신문]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雍也(옹야)」편-

마라톤은 건강하려고 달리는 것이다. 달리다 보면 그 자체가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경지에 들어가면 즐기게 된다고 한다. 모든 활동이 마찬가지다. 공부, 연구, 업무, 여행, 스포츠, 등산을 할 때에도 먼저 그에 대한 목적이나 목표를 정한다. 그리고는 이왕이면 마음에 드는 것을 택한다. 좋아서 하더라도 기분 좋게 즐겨야 최상이다.
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상호불여신호 신호불여심호: 미모보다 건강이, 건강보다 마음이(우선이다)'라는 말도 있다.

공자와 제자 자로가 초나라 섭현이란 지역에 도착하였다. 현관 심제량이 자로에게 "공자는 어떤 사람이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로가 답하지 못했다. 나중에 자로가 이 일을 공자에게 고했다. 그러자 공자는 "열심히 공부할 때는 밥 먹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하나의 도리를 깨우치면 기뻐서 모든 시름도 잊어 자신이 점점 늙어가는 것도 모른다고 대답해야지(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자신을 알아주지 못한 공자의 섭섭함이 묻어있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 而不? 不亦君子乎)'라며 덤덤해 했지만 인간인 이상 자신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늘 배움에 목마른 존재, 그가 바로 공자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망으로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發憤忘食), 배우고 나면 배운 기쁨에 겨워 시름을 잊어버리며(樂以忘憂), 배우는 것에 빠져 시간이 어찌 흐르는지 모르는(不知老之將至) 사람이 공자였다.

그러나 이는 그저 열심히 하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려면 발분하여 전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떤 마음가짐이 있어야 모든 것을 바치게 되는 것일까? 말하자면 좋아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것은 공자의 제자인 안연이 '내 재능을 다했다(旣竭吾才)'고 말한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호학'의 전제조건은 자신의 재능을 다해서라도 배우고 싶은 열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Boys, be ambitious!'다.

미국의 유명한 맹인 팝송가수 스티비 윈더는 열망으로 눈부신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듣지 못하는 그는 어린 시절 외톨이였다. 학교에 가도 늘 시무룩해 있을 뿐이었다. 그는 스스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하며 슬픔과 세상에 대한 원망을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담임선생이 그를 불러 이렇게 물었다.

"스티비, 한 가지 부탁을 하자." 스티비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누구에게 부탁을 했으면 했지 누구도 도와달라고 부탁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귀가 먼 그에게 누가 무슨 부탁을 하겠는가? "예에? 제게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선생님." "그럼 있고 말고, 교실에서 쥐를 잡다가 네 생각이 났단다." "그런데요. 선생님." "쥐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려주려무나." "네? 아, 알았어요. 그런거라면 식은 죽 먹기죠." 스티비는 신이 났다. 그는 귀를 쫑긋 세우고는 이리저리 찾아다니며 쥐가 숨어 있는 곳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선생은 쥐구멍을 찾아내 약이나 쥐틀을 놓아 쥐를 박멸했다.

이 뛰어난 선생은 스티비가 늘 우울해 있고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자 한 가지 꾀를 낸 것이었다. 그는 스티비의 인생 항로를 단번에 바꿔 놓았다. 스티비가 자신의 청력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안 다음날부터 전에 없이 삶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자신이 할 일을 찾은 것이다. 스티브 윈디가 좋아하는 것, 그것은 노래였다. 자신이 노래에 대해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그는 노래를 즐겼다. 어디 가서도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워했다. 그것이 그의 열정을 불러 일으켰고 노래에 매진하게 됐으며, 그리고 마침내 세계적인 가수가 됐다.

인기 록밴드 자우림의 노래 중에 '이카루스'라는 곡이 있다. '이카루스'는 '아픈 청춘들을 위한 선배들의 독려이며, 힘을 주기 위한 각성제' 같은 곡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라고 시작되는 이 노래의 클라이막스는 이 가사다.
'자, 힘차게 땅을 박차고 달려보자, 저 먼 곳까지, 세상 끝까지. 자, 힘차게 날개를 펴고 날아보자,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스무 살이 되었으나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태양처럼 찬란하게 타오르지도, 눈부시게 아름답지도, 별처럼 반짝이지도, 축제처럼 벅차오르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그대로 주저앉아 있다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이 노래는 날개를 펴고 하늘 끝까지, 태양 끝까지 날아보자고 채찍질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이카루스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날개를 만들어서 탑을 탈출한다. 아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카루스는 점점 높이 날다가 날개를 만들 때 쓴 밀랍이 녹아 결국엔 바다로 떨어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이 인생이라고 이 노래는 은유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업적, 교육적 또는 그 밖의 모든 다른 환경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거나 성취되고 있다는 느낌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가 현재 당면해 있는 일에 전혀 집중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린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감정적 정체상태가 있다. 그것은 이미 가득 찬 유리잔에 더 많은 물을 부으려고 하는 것과도 같다. 더 넣을 수가 없는 것이다. 새로운 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면 오래된 물을 먼저 따라버려야만 한다.

새로운 삶의 마당 앞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기다리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 실력도 갖추지 못한 채 이리저리 기웃거려봐야 헛수고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것을 즐기다 보면 저절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 삶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 밑바탕에는 즐김이 있다. 그 즐김은 자신이 주체적인 인간으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주도하는 인간으로 만든다. / 윤진평 <논어익는 마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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