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오(第二吾)에게!
제이오(第二吾)에게!
  • 독서신문
  • 승인 2015.04.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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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희의 세상 보는 눈

▲ 노익희 대표
[독서신문] 친구는 삶과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란다. 어떤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가? 그것은 삶이 지닌 빛깔에 개성까지 선명하게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를 두 번째의 나, '제이오(第二吾)'라고 한다는구나. 32년 전을 기억 못하는 나의 그 언저리에 회상을 준 친구가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낭송하던 두 번째의 내가 있으니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인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전달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어찌 오래 살지 않겠는가? 그리고 나도 너를 분명히 기억해 냈다. 건강하고 순수했던 너의 그때 얼굴과 건장했던 체격을.

친구여, 사월이 오니, 복사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고 목련과 유채꽃이 마음을 적시는구나. 젊은 베르테르를 생각하게 되고 '사월의 노래'를 부르게 되는구나. 이어 사월의 바람은 내 마음의 골짜기를 들쑤시기도 하고, 흰 구름은 불붙은 너의 마음을 가만히 덮어줄 것이다. 기억의 저편에서 아련히 떠오르던 군 시절 마음을 적시던 '사월의 노래'는 친구야, 이렇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 자신의 세 가지 개인적 체험인데 연애, 친구의 실연과 자살, 인간과의 교섭이었다 하는구나. 경험의 재구성이었다고나 할까. 괴테는 본인의 사건들을 연결하여 베르테르의 비극을 창조한 것이었지. 그리고 단순히 실연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 통념을 깨고 인간 본연의 감정과 해방된 심정으로 정열이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냈던 거란다. 그리고 젊은 자기의 내면생활을 유감없이 토로했던 거였지. 작품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그건 바로 경험으로 나온 스토리의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험했던 이야기들, 우리가 만들어낸 추억의 스토리가 있는 너의 이야기가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편하고 대화하듯 나오는 네 이야기야말로 나에게는 한없이 아름다운 '사월의 노래'란다. 울산에는 도도한 태화강의 강물과 굵고 힘 있는 현판이 있는 울산의 랜드마크 태화루가 있다. 나는 그 둘을 사랑하고 그 둘은 늘 나를 위로해주고 큰 힘을 준단다. 감성을 일깨워준 너의 감성편지에 이리 답하는 것도 우리를 더 기쁘고 늠름하게 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승훈아, 복사꽃과 유채꽃이 만발했으니 조만간에 여름이 올 거야. 그래서였을까 시인 셸리는 '겨울이 온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고 노래했었지. 세월이 가도 나이를 더 먹어도 기승전결로 끝나는 인생이 아니니 길고 가느다랗게 살아도, 언제 가더라도 만나면 깊은 포옹을 하는 그런 '제이오(第二吾)'가 되어 보자. 두 번째의 나여! / <참교육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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