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질문이 일으키는 파장
순수한 질문이 일으키는 파장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4.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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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달이 자꾸 나를 따라와요. 왜 달은 집 앞에도 있고 언덕 너머 다른 동네에도 있나요?”

어렸을 적 가장 궁금했고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이다. 이 엉뚱한 물음에도 어른들은 “달은 굉장히 멀리 있기 때문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야”라고 친절히 설명해줬지만 어린 아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차를 타고 달려도 재빠르게 따라오는 달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달이 나를 좋아해서 그런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이들의 질문은 어른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함과 다양함을 담고 있다. 두 살배기 아들과 어린 조카들로부터 쉴 새 없이 많은 질문을 받던 저자는 수천명 아이들의 질문을 모아 작가 알랭 드 보통,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보냈다. 그들은 놀랍고도 감동적인 답을 회신해 왔다.

오지 탐험 전문가는 “벌레를 먹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는가 하면, 구름감상협회 회장은 “어떻게 구름에 물이 들어가서 비가 오게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개구리를 좋아했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역사학자도 있으며, “소가 1년 내내 방귀를 단 한 번도 뀌지 않고 모았다가 한방에 크게 터뜨리면 우주로 날아갈 수 있나요?”라는 복잡하고도 귀여운 질문을 받은 작가도 있다.

또 “어떻게 사랑에 빠지나요?”와 같이 어른들에게도 무척이나 어려운 질문에는 무려 3명의 전문가가 달라붙어 답하기도 했다. 재닛 윈터슨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나만의 별에서 다른 사람의 별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답했고 데이비드 니콜스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를 ‘감기와 독감’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작가인 두 사람과는 조금 다르게 진화심리학 교수 로빈 던바는 매우 과학적인 답변을 주기도 했다. ‘도파민과 옥시토신이라는 화학물질’이 사랑에 빠지는 원인이라고 말이다.

“우리 모두 아주 어릴 때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합니다. 그러다 자라면서 점점 체면을 차리느라 질문을 잘 하지 않게 되지요. 어쩌면 우리가 뭘 모르는지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어요. 슬픈 일이지요. 질문을 하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니까요”                        -작가 크리스토퍼 포터의 말 중

이 책은 어른들의 ‘오늘’에 뜻밖의 순간을 던져 준다. 아이들의 질문과 어른들의 답변은 날마다 경쟁과 치열함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현실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한 아이와 한때는 ‘질문이 많은 아이’였던 어른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 | 김희정 옮김 | 임소영 그림 | 부키 펴냄 | 376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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