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사뿐 들고
바구니 사뿐 들고
  • 독서신문
  • 승인 2015.04.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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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해설'

                                  효송 김수자

파릇파릇 양지쪽
뾰족 내민 얼굴 반가워
보드라운 속잎 한잎 두잎따서
쑥국을 끓였네

구수한 된장에 향긋한 쑥내음
한 술 듬뿍 뜨니 입 안 가득 봄이 오네
봄이 오시네

진달래꽃님은 어디쯤 오셨을까
양지쪽 목련은 구름처럼 피었던데
벚꽃 나무는 어제 눈을 틔우니
바구니 사뿐 들고 봄맞이 가야겠네

민들레 노랑꽃 해맑게 방긋
꽃다지 냉이 꽃도 봄바람에 살랑 살랑
씀바귀 쇠스랑 나물도 노랑꽃 피웠을까
바구니 사뿐 들고 봄맞이 가야겠네

나도야
분홍 꽃 노랑 꽃 머리에 꽂고
풀밭에 사뿐 앉으면
봄 처녀가 되려나
바구니 사뿐 들고 봄맞이 가야겠네

[이해와 감상]

새봄의 훈훈한 입김속의 시학적 표현미

▲ 김수자 시인

김수자 시인의 신작 「바구니 사뿐 들고」는 이 계절에 어울리는 현대한국 여류 시인의 릴리시즘의 미학적 표현미라 하지 않을 수 없어 독자들과 함께 외어보련다.

“파릇파릇 양지쪽/뾰족 내민 얼굴 반가워/보드라운 속잎 한잎 두잎따서/쑥국을 끓였네//구수한 된장에 향긋한 쑥내음/한 술 듬뿍 뜨니 입 안 가득 봄이 오네/봄이 오시네”라는 오프닝메시지에서 참으로 한국인들 만이 심선깊쑥이 공감할 수 있는 새봄의 미각 절로 군침돌게 해준다. 오늘의 한국시단에서는 그야말로 시서정이 상실된 ‘이야기’랄까 흡사 ‘넉두리’가 퍼지기에 이런 산듯한 한민족의 정감넘치는 시세계의 확장이 자못 바람직하다고 보련다.

“민들레 노랑꽃 해맑게 방긋/꽃다지 냉이 꽃도 봄바람에 살랑 살랑/씀바귀 쇠스랑 나물도 노랑꽃 피웠을까/바구니 사뿐 들고 봄맞이 가야겠네//나도야/분홍 꽃 노랑 꽃 머리에 꽂고/풀밭에 사뿐 앉으면/봄 처녀가 되려나/바구니 사뿐 들고 봄맞이 가야겠네”.

시인 박두진의 “시의 중심축이 민족적인 정서로 넘칠 때 비로서 한국인의 시세계가 빛난다”는 시작법 강의가 문득 떠오른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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