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는다
<84>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는다
  • 독서신문
  • 승인 2015.03.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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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영의 풀 향기

▲ 황태영 수필가

[독서신문] 은행털이범이 제자를 데리고 은행을 털다가 경찰에 쫓기게 되었다. 정신없이 달아나다가 화가 난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경찰을 모조리 없애버릴 방법이 없겠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답했다. "경찰에게 화내서는 아니 되고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제자가 깜짝 놀라 물었다. "아니, 경찰에게 감사해야 한다니 그것이 말이 됩니까?" "잘 생각해 보아라. 경찰이 없다면 우리가 이 짓을 해 먹을 수 없다. 경찰이 뛰어난 우리들의 경쟁상대를 다 없애주니까 그나마 이렇게라도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시련과 고통도 향기가 된다. 편견과 아집으로 한 방향만 고집해서는 아니 된다. 성장과 발전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역발상에서 온다. 천재적인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는 어려서부터 수학에 재능을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1에서 100까지의 숫자를 합하면 얼마가 되느냐'는 문제를 냈다. 학생들은 1+2=3, 3+4=7, 4+5=9 하면서 덧셈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무리 빨라도 1시간은 족히 걸리라 생각했는데 1분쯤 지나자 가우스가 바로 5,050이라고 정답을 말했다. 선생님은 깜짝 놀랐다. 어떤 부정한 방법을 쓴 것이 아니냐고 다그치자 가우스는 자신의 창안한 계산법을 말씀드렸다. "첫 숫자 1과 끝 숫자 100을 더하면 101이 됩니다. 두 번째 숫자 2와 99를 더해도 101이 됩니다. 3과 98도 101, 4와 97도 101…, 50과 51도 101. 합하여 101이 되는 것은 1번에서 50번까지 모두 50번이 됩니다. 따라서 101×50은 5,050이 됩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타성에 젖은 사람과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부산에는 토종 양복점 '당코리 테일러'가 있다. 부산지역 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 저명인사들이 단골이라고 한다.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또 유명 브랜드가 넘치는 가운데 유독 '당코리 테일러'가 세계적인 양복점으로 성장한 이유는 '재단기술만 좋으면 된다'는 선입견을 깨뜨린 이영재 대표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양복점을 열기 전에 이 대표는 이미 사람들의 인체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3년 반 동안을 목욕탕에서 때밀이로 일했다. 색상의 조화를 배우기 위해 수년간 꽃꽂이에 몰두하기도 했다. 심지어 남성의 멋을 살리기 위해서는 헤어스타일과 신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발과 구두제조 기술까지 익혔다. 이와 함께 그리스, 로마, 영국, 프랑스 등 세계 도처의 박물관을 돌며 인물 조각상이나 인물화, 복식사도 연구하여 그는 국내에서 양복 디자인은 물론 코디네이터, 의전 등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통한다.

'당코리 테일러'는 진정한 프로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은 꽃을 보면 그 아름다움만 감탄하지 꽃을 키운 농부의 땀은 기억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는 하지만 그가 겪었을 남다른 고초나 노고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같은 일을 해도 나의 실패만 불평할 줄 알지 상대방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 내 것은 안 팔리는가?' 짜증내기 전에 '왜 저 사람 것은 잘 팔리는가?'를 연구해 보아야 한다. '시련은 모두 나쁘다'거나 '1에서 100까지 더하는 데는 1시간이 걸린다', '양복은 재단기술만 좋으면 된다'는 것은 자칫 나만의 고정관념, 나만의 아집일 수 있다. 타성에 젖어 하루하루를 시간 때우기 식으로 보내서는 삶이 바뀌지 않는다. 성공에는 부모의 부나 학벌보다 발상의 전환과 부단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을 수 있고, 새는 알을 깨뜨려야 새 세상과 만나게 된다.정관념과 타성을 깨뜨리는 창조적 발상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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