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과 함께해 온 시간을 거슬러…
마술과 함께해 온 시간을 거슬러…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3.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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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오늘날 마술쇼에서 선보여지는 수많은 마술은 단순한 오락이나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마술은 믿고 싶어하는 것을 보는 인간의 욕망과 감각, 그리고 끊임없는 지식의 창조와 권력에 대한 희구가 얽혀있는 역동적인 세계이다.

고대의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던 주술부터 20세기 이후 본격화된 대중오락인 마술쇼까지, 마술은 다양한 모습으로 인간의 삶에 관여해왔다. 2천 년 넘는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정치, 사회, 일상, 그리고 개인의 내면에 있는 마술은 어떤 얼굴로 존재해 왔을까?

이 책은 마술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다양한 그림 이야기를 전하는 국내 최초의 마술 인문서이다. 현대 영화의 모태가 된 유령마술 판타스마고리아, 모자에서 토끼가 나오는 마술의 기원이 된 매리 토프트의 토끼 출산소동, 마술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청링수 등 매혹적이고 신비한 마술의 역사를 담았다. 마술과 관련한 명화, 고대 벽화, 마술의 황금기에 활동하던 마술사들의 화려한 포스터와 사진은 이미지 안팎의 마술사를 더욱 풍부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마술은 고대 권력층과 소수를 위한 전유물이었으나 지금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공연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마술은 한때 종교적인 이유로 탄압의 대상이 돼 은둔하기도 했지만 19,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이 시기는 마술의 황금기라 불릴 만큼 대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됐고, TV의 등장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다양한 인간의 특징 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인간의 삶과 밀착해 온 ‘마술’을 강조하기 위해 호모매지쿠스(Homo Magicus)라는 말을 제안하고 있으며, 마술이 인류의 삶 속에 깊숙이 관여해 왔음을 밝히고 인류의 역사에 녹아든 마술의 역사를 조심스럽게 분리해 서술한다.

마술은 역사의 중심에 존재했음에도 그 모습은 시대마다 동일하지 않았다. 고대에는 정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권력의 근거가 되기도 했고, 과학과 뿌리를 같이 하는 학문으로서 경의와 존경의 대상이었다. 이처럼 마술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인간이 마술을 바라보는 시대적 가치와 인식의 차이 때문이었다.

마술은 자연과 초자연, 정치와 종교, 이성과 비이성 사이를 넘나들며 모호한 형태로 존재했는데, 이는 인간의 모순적인 욕망에 따른 것이었다. 마술의 본질은 인류가 마술을 어떻게 바라봤는가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달라져 온 것이다.

책은 ‘마술이 인간의 삶 속에 어떻게 존재했느냐’가 아니라, ‘인간이 마술을 어떻게 바라봤는가’라는 제언을 던지고 있다.

■ 호모매지쿠스 마술적 인간의 역사
오은영 지음 | 북산 펴냄 | 264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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