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은 '사회통합'이요, '축복'이다"
"협업은 '사회통합'이요, '축복'이다"
  • 독서신문
  • 승인 2015.03.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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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인류의 사상사에 있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사상조류가 만나는 지점에서 가장 풍요로운 발전이 이루어진다."

필자가 자주 인용하는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의 말이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지역을 우리는 조경수역(潮境水域)이라고 한다. 조경수역 안에서는 차고 따뜻한 해류가 뒤섞이면서 수온이 변하고, 염분과 화학성분이 변하고,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영양염류가 떠오른다. 그것을 먹이로 삼는 플랑크톤이 많이 번식하고, 자연스레 각종 어류가 풍부해진다. 사상도 문명도 마찬가지다. 자연도 그렇다. 잡종이 강세인 법이다. 동종교배, 순혈주의는 필연코 패퇴한다.

윤은기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현직은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이다. '대한민국 협업전도사 1호'인 그가 이번에 새로 책을 냈다. 『협업으로 창조하라』

저자 윤은기 회장은 하이젠베르크식의 융복합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주창한 주인공이다. 그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경영학을 전공했다. 원래 인문, 사회,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는 심리학을 전공한데다 실용학문인 경영학까지 섭렵했다.

그래서 윤은기 회장의 논리는 명쾌하다. 그는 현학적인 탁상공론을 싫어한다. 현실적인 처방까지 쾌도난마식으로 풀어낸다. 강연에서든 책에서든 에두르지 않고 목표지점을 향해 쾌속으로 질주한다. 그의 매력이다.

신간 『협업으로 창조하라』는 '융복합 창조시대,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란 부제를 달았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이렇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상생(相生)과 동반성장(同伴成長)을 강조하는 신인본주의(新人本主義)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까지는 경쟁을 하면 혁신이 되고, 기술력도 생산성도 끝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자유주의 물결을 가속화하면서 경쟁을 미화했던 것입니다. 경쟁력이 있고 성과를 낸 기업이나 개인은 승승장구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개인은 부도가 나고 낙오자가 되었습니다. 이런 격차는 사회구성원 다수에게 상실감을 낳고 분노심을 유발하고 사회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저자는 원래 문명비평가인 앨빈 토플러를 사숙(私淑)했다. 알다시피 토플러는 우리 문명의 흐름을 크게 세 가지의 물결로 나누어 분석했다. 제1의 물결은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은 산업혁명, 제3의 물결이 정보화혁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정보혁명의 물결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여기에서 다시 출발한다. 그는 "융복합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단언한다. "융복합과 협업의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가 창조되고 그 영역이 무한대로 넓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서로 섞이면서 분야별 경계가 무너지고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결과물이 창출되는 것이죠." 저자는 조직 내 서로 다른 부서나 구성원들이 공동의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같이 일을 하거나 상당한 수준의 도움을 주는 '내부 협업'도 중요하지만, 두 개 이상의 조직 또는 개체가 서로 다른 전문성(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메가 시너지)를 창출하는 '외부 협업'이 특히 중요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융복합 창조와 메가 시너지를 일으키는 협업의 핵심은 이(異)라는 개념, 즉 '다름의 융합'에 있다고 본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융합하는 '유쾌한 창조'를 통해서 메가 시너지를 창출하고 동반성장을 리드하며 갑을 관계를 해소하고 더 나아가 사회통합 효과까지 누리자고 말한다.

협업이 '사회통합'이요, '축복'이기까지 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저자 윤은기 회장. 그는 이런 맥락에서 이 책 전반을 통해 협업의 가치와 철학을 기업, 정부 등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례분석과 협업의 추진방법론을 차분히 제시하고 있다.

『협업으로 창조하라』는 윤은기 회장이 우리에게 주는 최상의 선물이다. 그가 주는 지도와 나침반, 아니 최첨단 해양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얼마나 멋진 항해를 할 것인지,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융복합과 협업의 조경수역에서 얼마나 풍성한 수확을 거둘 것인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 김진국 문화평론가

■ 협업으로 창조하라
윤은기 지음 | 올림 펴냄 | 216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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