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피는 꽃 - 雪中梅花에게
눈 속에 피는 꽃 - 雪中梅花에게
  • 독서신문
  • 승인 2015.02.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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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해설'

                                 정 의 웅

 

아직 이르다 반짝이는 빛
눈 속에 꽃으로 피기까지는

삭막한 들판에서 먼 산 바라보라
휘젓는 한 가닥 바람이
세차게 몰고 가는 그 때
산구렁에 눈 쌓이기는 아직 이르다
슬픔은 눈물로 지나고 흘러버린 개울가
이끼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

눈 속에 피는 꽃 화사한 봄날 같은
그대의 설원(雪園)에 눈 녹지 아니한
그 때를 기다려라 이제 막 돋아나는
꽃 그대 눈 속에 작열하는 소리로
눈부시게 피어날 것이다

 

[이해와 감상]
신춘의 발랄한 서정미의 구현

▲ 정의웅 시인

긴 겨울 모진 찬바람을 이겨내고 조금씩 기지개 펴는 새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간절한 소망이며 꿈을 키우는 삶의 동작이 아닐 수 없다.

정의웅 시인은 눈속에 피어나는 매화꽃인 설중매(雪中梅)에의 기대가 간절하다. 그러기에 ‘아직 이르다 반짝이는 빛/ 눈 속에 꽃으로 피기까지는’ 이라는 오프닝메시지로 오늘의 현실적인 삶속에서의 새해 새 소망을 시심에 깊숙히 담아낸다.

하지만 ‘삭막한 들판에서 먼 산 바라보라/ 휘젓는 한 가닥 바람이/ 세차게 몰고 가는 그 때/ 산구렁에 눈 쌓이기는 아직 이르다/ 슬픔은 눈물로 지나고 흘러버린 개울가/ 이끼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는 겨울속에서의 절박함을 승화시키는 메타포가 한결 맵짜다.

일찍이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삶 속에 작용하는 아픔을 시심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은 오로지 현실을 초극하는 절도 있는 의지로서 발현된다. 독자가 간절히 소망하는 공감대 형성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정의웅 시인의 새봄의 따사로운 목소리와 더불어 우리도 삶의 난관을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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