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는 살인이다
해고는 살인이다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2.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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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저자 김영헌은 25년간 미8군에서 성실히 근무하던 평범한 회사무원이었으나 지난해 10월 갑자기 해고됐다. 5~7년 전 부산종합운동장과 양산물류센터의 한국군 방어계획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사무실 컴퓨터의 파일을 저장해 업무를 수행한 것이 19지원사령부의 검열에 적발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미8군 측에서는 비밀취급인가자가 보안을 위반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그는 완전한 비밀취급자격도 없는 상태였다. 미군에서 그의 국적을 한국이 아닌 미국인으로 바꿔 1급 비밀취급인가가 주어진 것이었다. 한국인 민간인에게 미군 측에서 발행하는 1급 비밀취급인가가 주어진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가 번역일을 완수하기 위해 집으로 파일을 전송해 밤늦게까지 일한 것이 외관상 보안위반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검열과정에서 당시 업무를 지시한 미군 상관에 대한 조사는 일절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국인 직원에 대한 초동수사만 진행됐다. 당사자에 대한 심문이나 질문도 없이 어느 날 정상적으로 출근한 노동자에게 단 10분 만에 해고예정통지서를 발급하고, 한 달 후 소청이나 아무런 위원회 심사도 거치치 않은 채 해고 조치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해고 과정의 타당성 여부와 미8군 규정의 부당성, 지휘관이 자행하는 인권유린과 인종차별적인 규정 적용, 노조탄압에 관해 강력히 고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군지휘관들의 독선적인 정책과 미8군이 자행하는 임금피크제 악용, 부당한 야전상황 적용으로 출장비와 같은 노동임금 착취로 인한 국유재산 유출에 관해서도 세세하게 적었다.

갑작스러운 해고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도움도 전혀 받지 못하고 독립적인 투쟁을 해오고 있는 저자는 미8군의 문화적 침략은 국민 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1967년에 체결된 SOFA 협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8군을 포함한 모든 ‘갑’들의 갖가지 압박이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저자는 ‘갑’이 자행하는 모든 ‘해고’는 가정파탄, 자살과 같은 사회적 문제의 큰 요인이 된다고 주장하며, 모든 해고자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 해고
김영헌 지음 | 좋은땅 펴냄 | 31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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