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세상, 상냥하게 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각박한 세상, 상냥하게 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1.29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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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회의감과 무력감 같은 것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돌아가는 국가 정세나 사회와 정치의 흐름이 일반 국민들과 맞물리지 않고 삐걱대는 요즘 같은 때에는 ‘다 그만두고 산으로 들어가야 하나’, ‘외국으로 이민을 가야 하는 건가’라고 한두 번쯤 고민해보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다른 나라 국민들도 역시나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작가 하이타니 겐지로는 점점 옆길로 빠지는 정치와 글로 먹고사는 삶 앞에 거부감을 느끼고, 모든 일을 내려놓은 채 아와지 섬으로 이주, 자급자족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자연 가까이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며, 자신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점점 오만해지는 인간들을 경계한 글들을 발표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자신의 교육관과 자신의 문학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풀어 놓는다.

책 속에 드러나 있는 당시 일본의 모습은 지금 우리 사회와 너무나 흡사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물질에 매몰돼 인간다움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 보수의 프레임에 갇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진보 진영,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아둔한 정치인들, 점점 더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교육의 문제, 자립하려는 아이들의 의지를 꺾는 부모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도 현재진행형인 모습이다.

각박한 삶에 갇힌 우리에게 저자가 삶과 생각을 통해 전해주는 ‘상냥함’은 커다란 위로로 다가온다. 냉엄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따뜻한 온기를 잃지 않게 해주는 강렬한 힘인 ‘상냥함’이야말로 무겁고 답답한 현실을 이겨내고 희망을 보게 한다.

‘상냥함’이라는 철학적 사유와 작가의 실천적인 인생을 지켜봄으로써 그저 넘어져도 괜찮고, 엿이나 먹어도 괜찮은 인생이 아닌, 넘어지는 사람만이 ‘상냥함’과 ‘인간적이 배려’를 가질 수 있다는 위로를 받고, 그를 통해 자신의 삶이 정신적으로 윤택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간적이면서도 상냥하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한 문학가의 생생한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 상냥하게 살기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펴냄 | 328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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