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洞察力)을 키워주는 인문의 힘!
통찰력(洞察力)을 키워주는 인문의 힘!
  • 독서신문
  • 승인 2014.12.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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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창간 45주년 기획 _ 노익희의 인문학이야기 (6)
『소유냐 존재냐』에서 에리히 프롬은 ‘소유를 통해 안정을 갖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새로운 것에 이상을 가진 사람들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부러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존양식을 가진 영웅들은 자신이 가진 것 토지, 가족, 재산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며 두려움을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를 가지고자 노력하고 소유한 후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창조적인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죽어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돼 있다. 〈독서신문〉 창간 45주년 기획 ‘인문학이야기’를 연재하는 노익희 대표는 〈참교육신문〉의 발행인과 BUK인재교육원장, (주)서울미디어그룹의 취재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0여년간 ‘노익희칼럼’과 ‘노익희의 파워인터뷰’를 연재해 왔다. 그는 이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문장과 역사와 철학의 세 가지 범주의 소양을 키워주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삶의 지혜를 전달해줄 것이다. 숙고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면서 사는 인간다운 삶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대답이기 때문이다. / 편집자 註

 

▲ 노익희 대표

[독서신문] 2015년 을미년은 청양띠의 해입니다. 을미는 육십간지 중 32번째로 을의 색이 파랑이므로 새해는 파란양의 해가 되는 것입니다. 아직도 히말라야에는 파란양이 살고 있는데 질병과 표범의 먹이로 멸종위기에 있다고 하는군요.

원래 양은 착하고 유순하며 무리를 지어 살면서 화목하고 평화롭게 사는 동물입니다. 무리를 지어 살기에 활동력도 적당히 있는 편으로 사회성이 뛰어 나며 공동체 내에서도 잘 융합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청색의 빠르고 진취적이며 직선적인 특징이 결합되어 있으니 을미년 새해는 모두에게 힘찬 기상과 기운이 뻗혀 새로움으로 가득 차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혹자들은 며칠 후 도래할 새로운 해의 세계 경제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을 하고, 영향을 받을 국내경제도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합니다. 가정경제도 그 영향으로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언제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지만 새해에도 고군분투하면서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인생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라고 말했던 칼 포퍼가 세상에 대해 조언한 것은 바로 그런 의심과 반증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의심되어야 하고, 100% 진실인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었죠. 뉴턴이나 아인슈타인도 실수를 할 때가 있었으며, 반증과 거기에 대한 또 다른 반증이 반복되면서 세상은 더 풍요로워지고 크게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양의 소피스트 시초로 보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제자가 스승의 학설을 반박하고 더 나은 학설을 제기하는 것은 비난은 커녕 오히려 장려되었다”는 말도 했었는데, 그리스의 문예가 다시 부활한 르네상스 이후에 이런 사고방식은 과학의 근간이 되었고 끊임없는 진보의 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반면 동양은 연장자를 숭배하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유교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철학과 사고방식의 그런 차이가 동서양에 과학기술문명의 차이를 낳았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비판과 의심이란 바로 발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유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끊임없는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던 철학자들의 이야기와도 상통하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기성찰보다 비판적 성찰이 많은 사람들이 곤궁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이의 주장을 찬성을 하건 반대를 하건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을 때라도 나의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풍토인 것이죠. 그리고 나의 의견이 반박된다 하더라도 나의 의견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더 나은 결론을 위한 의견들은 큰 버팀목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예측이라는 선진적인 방향의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해야할 일인 것입니다. 그러니 비교하고 비판하고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발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유하고 예측한 후에는 통찰력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통찰력이란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꿰뚫어보는 것을 말하죠. 직접적으로 바라보는 직관력이 아니라 이성과 기억 그리고 지식과 논리로 사물을 각색해서 보아야 하니 사물이 누구에게나 같게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WBA 헤비급 세계챔피언이었던 마이크 타이슨의 코치였던 커스 다마토의 묘비명에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합니다. ‘한 소년이 불씨와도 같은 재능을 갖고 내게로 왔다. 내가 그 불씨에 불을 지피자 불길이 일기 시작해 아름다운 불꽃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우리의 위대한 힘이 아니겠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주었던 다마토의 통찰력의 진가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단순한 시각에서 나온 판단이 어찌 세상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년에서 평화와 안식을 원하는 노년에까지 사유와 비판을 통한 예측이 필요할 따름입니다. 청양의 해가 코앞에 다가 와있습니다.

새해는 모두에게 초이성적인 통찰력을 만들어 세상을 바라보면서 가슴깊이 용융된 마그마(magma)를 끄집어내기 바래봅니다. 자유롭게 의심과 반증을 하는 인문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 참교육신문 발행·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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