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선을 파고들다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선을 파고들다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4.12.26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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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인간은 누구나 꿈을 꾼다. 아니, 동물들도 꿈을 꾼다. ‘꿈’ 하면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나, 무언가 신비롭고,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기도 하며 더 깊이 파헤쳐 보고 싶은 느낌이 든다. 화제가 됐던 영화 <인셉션>에서도 영화 전체 키워드로 쓰인 ‘꿈의 세계’를 무의식에서 의식의 범주로 이끌어 내는 시도를 했다.

역시나 이 오묘하고 기묘한 꿈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정신분석가인 사비나 슈필라인은 프로이트 후기 사상의 중심 이론인 ‘죽음충동’ 개념을 처음 제시하고, 프로이트와 융의 이론을 모두 포용한 제3의 길을 모색했다.

『내 무의식의 방』은 사비나 슈필라인이 걸었던 그 길을 ‘꿈 분석’을 통해 다시 모색하는 책이다. 정신분석과 분석심리학 모두 인간의 욕망과 무의식을 이해하기 위해 꿈을 심리 분석의 주요한 재료로 삼고,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를 공유하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저자는 10년간 프로이트와 융의 조언을 가슴에 품고 써내려간 꿈 일기와 그 분석 과정을 책 속에서 과감하게 공개한다. 자신의 무의식을 분석한 글을 공개한다는 것은 어쩌면 숱한 고백록의 저자들이 자기를 드러낸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꿈 분석 방법을 알릴 수 없다며 자기 꿈을 공개한 프로이트처럼, 그가 『꿈의 해석』에서 시도했던 방식대로 이론적인 내용보다 저자 자신의 꿈 분석을 포함한 실제 사례와 가상 사례 등 다양한 100가지 꿈 사례를 통해 대중에게 정신분석과 분석심리학을 겸비한 꿈 분석의 방법을 전수한다. 꿈 분석은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현재의 삶을 변화시킬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

꿈은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거울로서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드러낸다. 

이 책은 『꿈의 해석』이 지닌 단점을 보완해 알맞은 꿈 분석 방법을 알려준다. 프로이트가 부딪친 한계를 뛰어넘어 독자들이 꿈 분석의 다양한 측면을 경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꿈 일기를 통해 장기간의 꿈 분석 과정을 보여주는 이유는, 꿈 분석이 삶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꿈은 현재 내 상태의 일부를 보여주는 지도라고도 할 수 있기에 이러한 과정이 더 의미를 갖게 된다. 꿈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꿈의 언어를 해독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꿈 분석은 모두 6단계를 따른다. 우선 꿈에서 했을 때 스마트폰 녹음기 어플에 재빨리 꿈 내용을 녹음한다. 하루 중 시간이 날 때 그 녹음 내용을 받아 적은 후 꿈과 관련한 주요한 질문을 적는다. 그러고 나서 가장 최근의 일을 중심으로 지금 현재 문제 되고 있는 것들, 떠오르는 생각 등 꿈의 배경을 적는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꿈을 정신분석적으로 분석해보고, 분석심리학적으로 다시 분석한다.

그 후 두 가지 꿈 분석을 종합해 그것을 현재 상황과 연결시켜 현실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져야 할지 생각해보고 실천에 옮긴다.

꿈 분석은 심각한 작업이며 더불어 신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되면 그 속에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셀 수 없이 다양한 서사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오늘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꿈 분석 방법을 배우고 익히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맞춤형 참고서가 될 것이다.

■ 내 무의식의 방
김서영 지음 | 책세상 펴냄 | 424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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