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문학의 길은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문자 매체의 위상과 영향력도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문단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정문학』은 문학을 사랑하고 순수문학세계를 지향하는 글쟁이들의 작품을 모아 문학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된 문학지다.
'문학은 인간이 지닌 이성적 세계를 표현하기에 앞서 기쁨과 슬픔, 분노와 증오, 모순과 갈등, 이것들의 모순을 묘사하는 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플라톤은 '문학은 현실의 본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이 드러낸 여러 가지 형태의 외양 중 하나를 그리는 존재'라고 하였습니다. (중략) 우리는 인간 존재의 의미, 이에 대한 분석, 삶의 방향 등을 많은 작품을 통하여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혜식 하정문학회장 <창간호에 부침-문학적 가치의 透映을 꿈꾸며 중>
『하정문학』에 담긴 시편 중 「삶의 방정식」이라는 시가 있다. 시를 읽으며 드는 생각은 이 시가 사람의 삶뿐 아니라 소외돼가는 문학의 생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특히 '꽃이 필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으니/ 피고 지고 지고 피는 법칙 속에서/ 뿌리는 곧고 씨알은 단단해지는 법'의 시구에서 느껴지는 삶의 고단함과 거기서 얻는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 다른 이야기와 다른 삶이 한 데 모여 문학의 연대를 이어나가는 이들의 작품 한 편 한 편에 삶과 글에 대한 애정이 묻어있다.
■ 하정문학
김혜식 외 지음 | 하정문학회 펴냄 | 228쪽 |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