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대한민국을 써 내려간 사람들
20세기 대한민국을 써 내려간 사람들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4.11.2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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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역사’라는 타이틀을 생각하는 순간 일단은 머릿속에 ‘답답함’이 스친다.

국사 교과서에 건조하게 적혀 있는 케케묵은 사실의 나열이 아닌, 누군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술술 읽히는 역사서를 찾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이러한 여러 역사서들 속에서도 우리 현대사는 왠지 모르게 ‘겉절이’ 신세다. 고조선부터 조선시대까지는 상세하게 설명하면서도 정작 우리와 가장 가까운 현대사는 책 뒷쪽 즈음이나 부록에 장식처럼 달랑 몇 페이지가 실려 있기 일쑤다.

우리 현대사가 식민지화와 더불어 진행되고 이후의 분단과 전쟁이라는 진한 아픔과 이데올로기 싸움 등 핏빛 갈등으로 얼룩져 있어 그 여파가 오늘날까지 미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대사는 현재의 시간을 만든 발판이자 우리나라 발전의 디딤돌이다.

역사의식이 결핍돼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와 현재를 위해 역사를 되새겨봐야 한다. 이 책은 숨어 있는 우리 역사 속에서 드라마틱한 에피소드와 파란만장한 인물들의 삶을 발굴해 교양으로서의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사 교과서가 알려주지 않는 현대사의 틈바구니, 내일을 살아야 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순간순간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리 역사를 뒤흔든 거대한 사건들과 그 사건의 주역인 생생한 인간 이야기를 간결한 필치로 기록하고 있다. 우리 역사 왜곡의 전초기지였던 조선사편수회의 정체, 99칸 임청각 마당이 싹둑 잘려나간 한 맺힌 사연, 경천사지십층석탑이 현해탄을 건너갔다 온 우여곡절, 백범 암살을 지휘한 전봉덕과 요절한 천재 전혜린의 관계 등 우리가 잘 몰랐던 28가지 사건과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를 복원한다.

1919년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3·1 운동 직후 민족주의 사학자인 박은식 선생이 중국에서 저술한 『한국통사』와 『한국독립운동지혈사』가 국내에 유입돼 은밀히 읽혔다. 이것을 탐지한 일본총독부는 당황했다. 이에 따라 부랴부랴 준비 작업을 거쳐 1925년 발족시킨 것이 조선사편수회였다. 한마디로 ‘조선총독부가 조선 민족에게 황국사관을 심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한국사 연구 기관’이었던 것이다.                                                                                  -본문 68~69쪽

대한민국이 수많은 역사의 질곡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 발전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성취를 이룩한 지금, 책은 걸어온 그 길을 하나 둘씩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 임기상은 '뒤틀리고 왜곡된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바로잡아야만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역사 칼럼을 연재하는 등 역사 전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역사란 개개인의 삶이 단단히 응축된 집합체라 말하며, 우리 현대사에서 숨겨지거나 삭제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흔들리던 순간을 발굴해 세상 밖으로 내보내고자 한다.

일본의 역사는 일본인들의 것이고, 미국의 역사는 미국인들의 것이듯, 한국의 역사는 다른 어느 민족도 아닌 우리 한민족의 것이다.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가 국사 교과서에서 삭제되지 않도록 하는 것,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로 기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무다. 이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임기상 지음 | 인문서원 펴냄 | 328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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