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동네 책방, 그 아련함을 담다
소소한 동네 책방, 그 아련함을 담다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4.11.2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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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책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잠시 책에 주목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안타깝고 슬픈 관심이다. 지역 서점, 동네 책방을 살리기 위해 제정된 도서정가제가 우리 주변의 작은 서점들을 살릴 수 있을까?

여기 책과 책방을 사랑하고 서점의 존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사벨 아옌데, 웬델 베리, 론 커리 주니어, 데이브 에거스, 존 그리샴, 패니 플래그, 척 팔라닉, 대니얼 핸들러, 브라이언 셀즈닉…. 미국 유명 작가 84명이 ‘나만의 공간 나만의 서점’을 비밀스럽게 소개한다. 작가들이 꿈을 키울 때부터 첫 책을 냈을 때, 몇십 권의 책을 낸 후까지도 함께 웃고 울고 추억하며 의지가 된 곳이다. 이 책에서는 독자와 작가, 책방지기가 책의 세계에서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아름다운 책방들을 만난다.

요즘은 책방에 가서 책을 쓰다듬거나 냄새를 맡으며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는 대신 마우스를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으로 책을 산다. 그렇게 변화되는 동안 책방들이 사라졌고, 아늑한 책방을 찾기 힘들게 됐다. 현재 우리는 대형 체인 서점이 아니면 책을 둘러보고 살 기회가 없다. 책으로 꽉 들어찬 서가와 노란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가, 편안한 독서 공간, 조심스럽게 책을 고르는 독자들, 책 냄새 커피 냄새나는 서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정한 책을 사기 위해 가는 곳, 때로는 목적 없이 그저 어떤 책이 들어왔나 보러 가거나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는 곳이다. 조용함, 친절함, 특유의 냄새, 유형성. 그곳은 책의 삶이 완벽하게 구현된 곳이다. 생각지 못했거나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던 책을 발견하는 것, 책을 사기로 결정하는 것, 보물처럼 사서 집으로 가져오는 것, 친절한 대화를 통한 전 거래 과정을 이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모든 면에서의 즐거움이다.
                                                                                       -웬델 베리(본문 중)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파리), 캘리포니아의 초서 북스, 애팔래치아 북부의 아주 작은 도시 속 갤럭시 북숍 등 좋은 서점이 많이 있다고는 해도 미국의 사정 역시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지 않다. 작은 서점들은 아마존닷컴과 반즈앤노블의 물량 공세에 하나하나 문을 닫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독립 서점들은 대형 체인 서점, 인터넷 서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역력하다. 서점 간 네트워크로 주목받지 못한 ‘좋은 책’을 널리 알리기도 하고 작가들의 낭송회, 사인회를 열어 독자와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한다. 커피 향이 가득한 소규모 독서 토론, 음악이 흐르는 문화 행사 등을 주기적으로 열기도 한다. 독자와 작가들이 함께 책방을 활성화시켜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책방을 지역 커뮤니티의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며 끊임없이 책을 통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책방지기들의 갖가지 궁리들을 엿볼 수 있다. 동네 책방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작은 서점들이 모색한 여러 가지 방법과 정보들을 책 안에서 얻어갈 수 있다.

서점들이 다시 들고 일어나야 하는 때가 왔다. 책방이 우리 주변에 늘어나고 사람들이 북적댈수록 사회는 책과 한 발짝 더 가까워지며 우리의 마음도 풍성해질 것이다. 도서정가제에 발맞춰 책 속 많은 이들의 조언을 듣고 실제로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 나의 아름다운 책방
로널드 라이스 지음 | 박상은·이현수 옮김 | 현암사 펴냄 | 524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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