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도와 한국의 특별한 만남, ‘햄릿 아바따’
[인터뷰] 인도와 한국의 특별한 만남, ‘햄릿 아바따’
  • 최수빈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11.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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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최수빈 객원문화기자]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이다.’
죽어야 할지 살아야 할지 당연한 것을 고민하는 인물이 있다. 그는 복수를 위해 결단하고 행동한다. 그 인물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의 주인공 햄릿이다. 임형택 연출가는 연출가로서 이 햄릿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대학로 예술 대극장에서 임형택 연출가를 만나고 왔다.

▲ 임형택 연출가 [사진제공=씨즈온]

Q. 인도의 안무가들과 함께 연출하실 생각은 어떻게 하시게 된 건지 궁금하다.

A. 2008년 작품을 가지고 인도에 갔었는데 인도 제작자가 작품 자체에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인도의 관객들이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비극적인 소재를 잘 이해해 주시고 좋게 받아 주셨다. 그 덕분인지 같이 합작하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결국 햄릿이 여러 후보 중에 선택됐다. 햄릿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지만 인도에서도 식자층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과 인도에서 모두 사랑받을 자신이 있었다.

Q. 아바타라는 소재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A. 영화 아바타는 몇 년 전 유행했을 때 흥미롭게 본 작품이었다. 그러나 우리와 불확실한 세계를 이어준다는 소재는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아바타를 단순히 쟁취하고 승리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한 점에서는 동의할 수 없었다. 
인도에서는 우리가 품고 있는 갈망이 우리 앞에 화신돼 나타날 때 그것을 ‘아바타’라고 한다. 이러한 사상 때문에 인도에서는 우리가 믿는 모든 신들이나 세계의 어떤 신들, 예를 들어 그리스도나 부처, 오딘 등도 모두 아바타가 될 수 있다. 이런 믿음의 체계는 인도의 정신세계에 큰 역할을 해 정신적으로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상태를 유지시킨다. 내 생각에 우리 대한민국의 딜레마는 우리 안에 또 다른 내가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상상할 여지마저 차단된 불안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햄릿이라는 작품에 아바타를 연결시켜 불안감을 없애고 정신적인 안정감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 임형택 연출가 [사진제공=씨즈온]

Q.  극의 시작과 끝을 영상으로 연출한 의도가 있는지.

A. 죽기 전 바로 전 순간 그리고 마지막 흙의 묻힘은 상징적인 표현으로 주제와 연관이 있다. 죽기 전 실제로는 몇 초이지만 자신이 살아온 새월 만큼 잊지 못하는 기억들만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이것을 의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이라고 한다. 이 때 체험이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유일한 진실한 질문의 세계 그리고 가장 솔직한 기억들이라고 생각한다. 즉, 지금 나는 현실에 살아가나 아니면 연극에 살아가나 또는 내가 사랑한 것은 오펠리아일까 거투르드일까 같은 진실 된 질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흙의 묻힘을 마지막 장면으로 남겼던 건 햄릿의 죽음이 단순히 단정하진 못하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였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Q. 오펠리아의 죽음에서 오펠리아와 오펠리아의 영혼이 만나 서로에게 무언가를 건네주고 서로 이야기도 나눈다. 이 장면이 가지는 의미가 있는가.

A. 흔히 오펠리아를 사랑에 배신당하고 비운의 주인공이 돼 미친 세계로 빠져버린다라고 그려지는게 싫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부터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오펠리아의 죽음이 한 처녀가 사랑에 배신당하고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의한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햄릿이 극 중에서  ‘이 지긋지긋한 세계, 사랑도 없어진 세계에서 떠나 수녀원에나 가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말은 이런 세계가 올바르게 살아갈 세계가 아니면 단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오히려 물속에 들어가면 들어가기 전에는 망설여지고 두렵지만 막상 자유로워지고 두려워할만한 일을 아닌 것이다. 생과 사의 교환이지만 물속에서 영혼은 자유롭다 그것을 그리고 싶었다.

▲ 임형택 연출가 [사진제공=씨즈온]

Q. 햄릿 아바타를 통해 다른 정극과 달리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면.

A. 햄릿은 상업적으로도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그동안 많이 다뤄 졌던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햄잇은 누구나 한번쯤 연출해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에는 후반부의 구조 때문에 햄릿을 연출하는 것을 기피했었다. 후반부를 보면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햄릿의 광기에 희생당한다. 오펠리아,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 그리고 오펠리아의 아버지와 오빠, 복수의 대상인 클라디우스도 죽는다. 이러한 죽음은 햄릿의 행동의 결과로 모두 단지 의미없이 처참하게 죽은 것인가. 그리고 포틴브라스의 등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생각한 끝에 햄릿의 행동에 의해 많은 희생들이 있었지만 이 희생은 단지 또 다른 불행을 초래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 즉 포틴브라스 의 등장을 야기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행동의 결과 때문에 망설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상상하고 미래를 행동하라’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표현하고 싶었다.

임형택 연출가가 우리에게 주려는 메세지는 뚜렷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상상하고 행동하라’. 그는 이것이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주제이고 우리에게 개개인에게 필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햄릿을 주제로 하는 작품은 많았다. 그러나 인도의 안무와 한국의 생각이 만나는 햄릿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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