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사랑한 인간, 셰익스피어
인간을 사랑한 인간, 셰익스피어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4.09.1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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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고 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기억난다. 어린 나이에 어리둥절 그 어려워 보이는 책을 멍하게 바라봤다. ‘전 세계 필독서’가 된 셰익스피어의 책들은 40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도록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대중적인 고전이며, 여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이다. 시대가 변해도, 피부와 머리색이 다른 모든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보고 감동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작품 속에 그가 함께 겪은 인간들을 그려냈다. 인간을 좋아하고, 인간에 집착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세밀한 감정선으로 묘사해냈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질투, 배신, 미움, 사랑, 갈망 등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담아내는 대사와 에피소드가 꼭 등장한다. 그 속에 인간에게서 찾아낼 수 있는 사랑할 만한 점을 살짝 숨겨놓은 것이다.

인간의 본성과 감정, 나약하기도 하고 강인하기도 한 모습들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노라면 자신의 삶을 괴롭게 여기고 있던 사람들은 약간의 위안과 용기를 얻곤 한다. 그가 그려내는 인간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이런 괴로울 법한 삶 속에 얼기설기 엮여있는 인간들의 인생을 부모·자식, 형제, 부부, 연인, 친구, 아군과 적군, 주군과 부하 등 여러 관계를 통해 어떤 식으로 처신하고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셰익스피어 연극의 등장인물들은 항상 인간관계 속에서 숨을 쉬고 있다. 햄릿과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는 모두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부인, 주인과 시종, 연인, 친구, 라이벌 등 인간관계에 얽혀 있다.
                                                                                                  -본문 55쪽 중

그는 인물들을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처럼 혼자서 운명과 맞서 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서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게 한다. 상대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라야 비로소 서로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얽힌 감정의 연결고리 안에서 볼 때, 셰익스피어는 많은 것 중에서도 ‘사랑’이라는 오묘하고도 낭만적인 감정에 주목했다. 그것은 기쁨과 슬픔을 비롯한 모든 감정을 만들어내는 원천이라는 사실에서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는 바로 그 사랑에 빠진 솔직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타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은 세월을 건너뛴 오늘날에도 전혀 낯설거나 새삼스럽지 않다. 그만큼 우리 인간에 대한 묘사가 현실적이며 세밀하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대사는 마치 그가 우리에게 사랑의 힘을 일깨워주려는 그의 응원처럼 들리기도 한다. 문명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사랑하는 행태와 생각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여태껏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인간을 사랑했고 인간들의 변하지 않는 사랑의 모습들을 깊숙이 탐구하길 갈망한 그의 진심 어린 마음 때문이리라.

■ 내게 셰익스피어가 찾아왔다
오다시마 유시 지음 | 장보은·유가영 옮김 | 말글빛냄 펴냄 | 32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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