聞香十里(문향십리)
聞香十里(문향십리)
  • 독서신문
  • 승인 2014.08.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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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정(秋日山情)'
▲ 솟대

[독서신문] 동양 전통자연관은 ‘경’(景 자연)과 ‘정’(情 인간)을 하나로 아우르는 숭고의 공간으로 이해한다. 공자가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게 보인다(登泰山而小天下)” 한 것은 산에 오르면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우주를 바라볼 수 있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MTB로 산에 오르기도 하지만 국토종주를 하면서 우아하고 멋스런 자연 풍경을 품에 안아 우주질서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은 풍류(風流) 즐기기로 색(色)이다. 바람과 물 흐르듯 하늘의 뜻에 따라 올바른 삶을 위한 기상·정기·도량은 숭고한 산수에 의해 내면에 스며들 때 배양되는 것이다. 사마천도 명산대천을 유람한 후에 『사기』를 지었다.

지금도 ‘저팔계 전국일주’는 시작됐으며 ‘열정적인 게으름뱅이 자전거로 국내일주’ 여행 스무 째 날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다. 이는 분명 숭고의 공간에서 풍유(風流) 즐기기로 색(色)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숭고는 ‘사상의 웅장함이라는 내용이 표현의 탁월함이라는 형식을 통해 나타나, 초월적인 세계 속으로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황홀의 효과를 주는 미적 범주’(-박현수, 『현대시와 전통주의의 수사학』)라고 봤을 때 숭고함은 아름다움과 다른 범주임을 알 수 있다.

숭고는 우리 삶을 moral에서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깊은 산속에 있지만 맑은 향기(蘭香)가 십 리 가듯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聞香十里 문향십리)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지고 살아감을 말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삶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 대상물인 솟대가 장승과 함께 세워진 곳에 섰다. 뒤로 이포보가 보인다. 이포나루는 삼국시대부터 남한강의 중요한 나루터로 강원도 등 내륙을 오가는 행인과 생필품 운반은 물론 강의 유수를 이용한 뗏목 수송 등을 했던 곳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 이포리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제법 큰 상권이 형성되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인근에 있는 상호리 금광에 의해 인부와 상인들이 많이 드나들어 주막과 여각이 즐비하였다 한다.

한 시대 영화가 사라졌지만 새로운 시대를 꿈꾸며 솟대와 장승이 이포보 입구에 세워져 있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조형물로 마을의 안녕과 수호 그리고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운다.

이 솟대는 천·지·인(天·地·人)이 소통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어왔다. 마을 입구에 우뚝 세우는 것은 마을에 들어오는 모든 액이나 煞(죽일 살), 그리고 잡귀를 잡아주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서이다.

가슴속에 솟대를 세웠다. 내안에 들어오려 하는 모든 액과 煞(죽일 살), 잡귀를 막아내야 한다. 그것은 내 자신이 액이요 煞(죽일 살)과 잡귀이기 때문이다.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때문에 100km를 달려와 덥석 잡아보고 안아봤다. 문향십리(聞香十里)가 아닐 수 없다.

/ 편집위원 검돌(儉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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