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소금꽃
  • 독서신문
  • 승인 2014.07.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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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해설'

                                             표연분

싸그닥 싸그닥 살 터지는 소리
소금이 몰려온다 염전에서
염전은 소금의 자궁

사각대는 파도소리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고
기억은 잡힐 듯 가까이 있어도
그곳은 이제 꿈의 나라
다시 바다를 기다리지 마라
염전의 바닷물이여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물길 따라 가는 흐름이고
막힘이며 때론 뚫림이다
네가 염전에 갇히어 옴짝달싹 못함도
이미 네 의지가 아니다
오직 네 몸은 불의 지점 속에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야 되나니
소금이 언제 오는지
염부들은 알 수 없다

소금을 내는 것은 하늘이다

너는 그저 묵묵히
네 온몸 남김없이 태우고야
영웅이 되는 거다
바다의 영웅 하얀 소금꽃으로

소금이 온다
 

[이해와 감상]
삶의 아픔과 그 심오한 진실의 추구

▲ 표연분 시인

햇빛도 뜨거운 여름날의 소금밭. 거기 담기는 시의 진실을 추구하는 시인의 빛나는 이미지 전개가 새하얗게 눈부시다.
표연분 시인은 일종의 사회시(社會詩)로서의 다채로운 인간 삶의 콘텐츠를 심미적 방법으로 흥미롭게 메타포하는 솜씨가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있다. 꾸밈없는 시어의 새롭고 다채로운 표현을 통한 삶의 아픔과 그 심오한 진실을 진솔한 서정적 저항 의지로서 두드러지게 은유하고 있는 소금의 생명적 존재 의미는 단순히 바다의 물질로서의 희생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의 예리한 시각은 바다의 생명체를 인간의 삶에다 가탁해 오늘의 혼탁한 삶과 그 아픔의 진실을 초자아(超自我)의 시세계에다 형상화시킨다.
소금의 한 알갱이 한 알갱이 생성 과정의 어쩌면 비통한 운명적 존재가 화자 스스로의 허덕여온 우리 한국인들 하나 하나 자아의 실존적 ‘페노미나’라는 현상 제시가 아니런가 가상해본다. 그렇듯 현대시는 가장 개성적일 때 만인에게 공감되는 명편이 된다. 시전개 과정에서의 아이러니의 반전(反轉)은 또한 가슴 벅찬 이미지를 개성적으로 발산하고 있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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