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두 매체의 동시 마케팅… '시크릿'(론다 번 著)
책과 영화, 두 매체의 동시 마케팅… '시크릿'(론다 번 著)
  • 독서신문
  • 승인 2014.06.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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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안 나오는 원작 이야기 <22>
▲ 론다 번의 소설 『시크릿』 표지(왼쪽)와 다큐멘터리 <시크릿>의 한 장면

[독서신문] 한국갤럽이 지난 2011년 발간한 책 『한국인의 철학』을 보면 이런 질문이 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이라는 질문이다. 『삼국지』, 『토지』, 『성경』, 『어린왕자』, 『대지』 등 주된 항목들을 고전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10위를 차지한 책이 눈길을 끈다. 바로 론다 번의 『시크릿』이다. 『성경』을 제외하곤 10위권 안에 있는 유일한 비문학 서적이다.

생각해 보면 『시크릿』 열풍은 참 대단했다. 발간 후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는데 그 기간도 역대급이라고 한다. 교보문고 북뉴스에 따르면 2007년과 2008년 두 해에 걸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정확히 몇 권이 팔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수백만 권은 될 것 같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는 부제처럼, ‘어떻게 하면 부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에 대한 지침에 한국인들은 목말라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그만큼 한국인들이 돈과 명예에 목매어 살고 있다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세계적 흐름이 그러하니 한국인만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는 것도 같다. 혹은 당시의 팍팍한 사회 풍토 속에서 독자들이 삶을 독파할 일종의 철학을 원했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한다.

재미있는 점은 『시크릿』의 세계적 열풍이 대단해서 심지어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영상화한 다큐멘터리도 있다는 점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다큐멘터리의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해봤는데 동명의 영화들이 많아서 관련 정보가 쉽게 찾아지진 않는다.

겨우 알아보니 드류 해리엇이라는 감독이 2007년에 제작했다고 한다. 필자도 꽤 오래 전에 다큐멘터리를 본 터라 세세한 걸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그 내용들이 ‘꽤 삶에 대해 희망과 자극을 준다’는 점이다. 물론, 책도 마찬가지.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제작 결정이 됐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론다 번이 애초 두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한 것으로 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원고를 썼을 테니 책의 내용들을 영상화하는 데에는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지금껏 써온 영화-원작 비교글들과는 확실히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시크릿』은 기존 소재들과는 달리 문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학은 커녕 교양서적, 자기계발서이기 때문에 영상화에 큰 어려움이 없었을 테다.

오히려 책에서는 이름만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을 실제로 인터뷰하는 장면들도 많이 나와서 더 다가오는 측면도 있다. 그러다 보니 책과 영상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마케팅적으로도 굉장한 파괴력을 발휘한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크릿이 대중에게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에게 ‘희망 고문’을 준 측면이 있다. 실제로는 절대 되지도 않을 일에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사이비 종교다. 론다 번은 성경과 여러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주장을 강화하려 하지만, 상당수의 인용이 아전인수격이다. 또한 근거라고 사용하는 양자물리학에 대해서도 론다 번은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출판시장에 끼친 악영향도 없지 않은데, 『시크릿』의 대성공 이후 우후죽순으로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와 홍수를 이룬 적도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시크릿』이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어떠한 도구든 그 쓰임새는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크릿』의 내용을 100% 확신하면서 안될 일을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자신을 세뇌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노력하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끝없이 도전해나가서 결국 이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마음가짐 그 자체일 것이다.

/ 홍훈표 작가(exomu@naver.com)

■자유기고가 홍훈표
·연세대에서 경제학 전공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단막뮤지컬 <버무려라 라디오> 극본 집필
·지촌 이진순 선집 편찬요원
·철학우화집 『동그라미씨의 말풍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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