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꿈꾸던 어린 소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
탐정 꿈꾸던 어린 소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4.05.30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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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캐서린 오플린은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맨 부커 상 후보에 올랐다. 20년에 걸쳐 변해가는 한 도시를 배경으로, 상실의 슬픔과 고독을 섬세하게 그렸다. 탐정에 대한 책을 탐닉하고, 범죄가 예상되는 은행 앞에서 혼자 잠복근무를 하는 주인공 '케이트'의 모습에는 저자의 경험이 반영돼 있다.

저자는 대형 쇼핑몰에서 장시간 근무를 할 때, 그 곳에 글로 쓰고 싶게 만드는 소재가 무궁무진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소설을 쓸 생각은 없었지만, 경비원들 사이에서 한밤중에 감시카메라 화면에 어린 여자아이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돈다는 것을 알고, 그 강렬한 이미지를 갖고 이 작품을 써내려갔다고.

어린 케이트가 세상을 바라보는 천진난만한 시선은 따뜻한 웃음을 전하기도 하고, 쇼핑몰의 부조리한 일상을 코믹하게 풍자하기도 한다.

탐정사무소 개업을 꿈꾸는 열 살 소녀 케이트의 유일한 친구는 근처 신문 가게의 스무 살 청년 에이드리언이 유일하다. 그러다 케이트는 학교의 말썽꾼 테리사의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또래 친구가 생긴다. 케이트는 이 두 친구에게 말하지 않은 채, 무언가가 벌어질 것 같은 쇼핑몰에서 잠복근무를 시작한다.

그로부터 20년 후, 쇼핑몰 음반 매장 매니저 리사는 문득 어렸을 때 부모님의 신문 가게에 놀러 오던 케이트를 떠올린다. 이십 년 전 케이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 그 때 리사의 오빠 에이드리언이 용의자로 지목됐고, 그는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취를 감췄다.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오빠 때문에 리사 가족의 삶은 무너져내렸다.

리사와 같은 쇼핑몰에서 일하는 경비원 커트는 어느 날 감시카메라 화면에 자신에게만 보이는 원숭이 인형을 든 소녀가 나타나자 혼란에 빠진다. 그러다 쇼핑몰 주차장에서 한 남자가 자살을 한 채 발견되고, 커트와 리사가 외면해 온 고통스러운 과거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 사라진 것들
캐서린 오플린 지음 | 정숙영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350쪽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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