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사무실에서 벗어나 걷고 보고 느껴라
집 안-사무실에서 벗어나 걷고 보고 느껴라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4.04.3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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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걷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운동이다. 돈도 필요 없고 그저 몸과 공간, 시간만 있으면 된다. 걷기는 '속도의 시대'에도 그 느림의 미학과 가치를 인정받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미셸 푸코 연구자로 잘 알려진 이 책의 저자는 '걷기'라는 인간의 행위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보여준다. 걷기를 철학적 행위이자 정신적 경험이라고 보고, 걷기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고찰한다.

걸으며 사색하며 얻은 통찰력으로 독창적인 사상과 작품 세계를 형성해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만성 두통으로 고생하면서도 알프스의 질스마리아를 걷고 또 걸으며 '차라투스트라'와 '영원회귀'의 착상을 떠올린 니체, 걸어야만 진정으로 생각하고 구상할 수 있다고 믿었던 루소 등 사상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의 삶에 걷기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니체와 루소 이외에도, 매일 산책하고 자급자족하며 삶에 대해 성찰한 자연 문학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바깥을 떠돌며 '날것'의 사유를 펼쳤던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철학자 등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또한 걷기가 자연에서 얻는 충족감, 신선한 자극, 깨달음, 희열, 고통, 고독, 우울 등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시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언어로 풀어냈다. 걷기가 사유의 근육을 키워 주는 하나의 '철학'임을 호소력 있게 주장하는 것이다.

걷기라는 행위는 양상도 다양하다. 책은 성지 순례나 정치적 행진처럼 뚜렷한 목적을 지닌 걷기 외에도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걷기,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걷기, 내지는 주변 풍경을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산책과 소요 등의 걷기마다 그 특징을 분석하면서 걷기라는 행위가 복합적이고 상징적임을 보여준다.

한편 걷기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기쁨과 즐거움, 충만함, 행복, 평정 등 어찌 보면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감정들을 구체적인 예를 들면서 세밀하게 구분해 준다. 다양한 종류의 걷기를 일상적으로 행해 오고, 걷기를 끊임없이 예찬해 온 저자의 감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 이재형 옮김 | 책세상 펴냄 | 32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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