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꿀 자유를 박탈당하기 싫은 고독한 몸부림
꿈꿀 자유를 박탈당하기 싫은 고독한 몸부림
  • 이승옥 기자
  • 승인 2014.04.04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이승옥 기자] 이외수 작가가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와 소설을 출간했다. 지난 2005년 『장외인간』 이후 9년 만에 출간한 소설집 『완전변태』에는 예민한 감각이 살아 있는 단편소설 10편이 수록돼 있다. 원고지 32매의 「새순」부터 100매가 넘는 「청맹과니의 섬」, 「파로호」 등이다.

「명장」에 등장하는 노인은 아름다움과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우리 고유의 풍류도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약자의 가장 절실한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존재다.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의 노인이 던진 역설적인 질문들은 저자의 의식이 얼마나 본질적인 데까지 다다랐는지 가늠하게 한다.

또한 저자는 다양한 자신의 별명만큼이나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킨다. 금기도, 성역도 없다. 법, 예술, 교육은 물론이고 「대지주」와 「흉터」에서처럼 결혼제도와 종교까지도 저자의 송곳 같은 시선을 피하지는 못했다.

표제작 「완전변태」는 "인간이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꿈이 아름다울까, 나비가 인간이 되어 터덜터덜 걸어다니는 꿈이 아름다울까"를 물으며 꿈꿀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으려는 한 남자의 고독한 몸부림을 표현했다.

저자의 소설은 환상을 그리고 있지만, 동시에 사실적이다. 문장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 번의 퇴고를 거듭한 작품들은 저자 특유의 감수성으로 생동한다. 예민하게 요동치는 심리묘사가 탁월한 「청맹과니의 섬」, 소설 속의 날씨와 대기의 미묘한 냄새까지 느껴지는 「완전변태」 등이 그렇다.

저자는 "현실의 이야기를 써야만 소설의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소설적 리얼리티이고 이는 다양한 소재와 상상으로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출판사 펴냄 | 240쪽 | 11,8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