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해설'
류재덕
변산반도 바람꽃이 피었다
겨우내 낙엽 덮고 잠자다
추위에 떨며 햇볕 마중 나왔다
살며시 내민 보드라운 얼굴
초상권이라도 가지려는가
잘 찍은 사진 한장
온 세상 알리고 싶다
언덕너머 이곳 저곳에서
어나운서의 고운 목소리를 타고
봄소식 들려온다
새움 돋는 파릇한 봄이라고
꽃샘 추위 아랑곳 없이
얼음 깨치는 소리
변산반도 바닷가에 바람꽃 피었다
[이해와 감상]
서정성 추구하는 새봄의 정취
류재덕 시인은 새봄 맞는 변산반도로 성큼 나들이 갔다. “변산반도 바람꽃이 피었다/ 겨우내 낙엽 덮고 잠자다/ 추위에 떨며 햇볕 마중 나왔다// 살며시 내민 보드라운 얼굴/ 초상권이라도 가지려는가/ 잘 찍은 사진 한 장/ 온 세상 알리고 싶다”(1~2연)는 오프닝 메시지로부터 뒤이어서 참으로 상긋하게 바닷가의 봄 서정을 리얼하게 전해준다.
독일 시인 릴케는 “시는 이미지가 독자의 가슴에 깊쑥이 젖어드는 묘사로서 삶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시의 꿈』)고도 했다. 류재덕 시인은 독자에게 이 신선한 서정시로서 바람꽃이라도 찾아 어디론가 훌쩍 더나가고픈 충동을 안겨주기에도 족한 것 같다.
모름지기 시의 빛나는 생명력은 감칠맛나는 메타포로서의 이미지 처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2014년 새봄의 우리 시단에 즐겁게 과시한다고 보련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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