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하면 하품만 나온다면… 이 모험 어떠세요
'수학' 하면 하품만 나온다면… 이 모험 어떠세요
  • 윤빛나 기자
  • 승인 2014.02.2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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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망할 놈의 수학』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대부분은 수학 과목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든가 좀 더 나아가 강렬한 제목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수학 과목 학습 서적을 연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의외로 '소설'로 분류돼 있다. 수학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지만, 이야기만은 좋아하던 열한 살 소녀 '앨리스'는 어느 날 공원 벤치에 앉아 불평 불만을 쏟아내며 수학 숙제를 하고 있었다. 수학 대신 마냥 재미있는 모험 소설을 읽고 싶다. 그런 앨리스의 앞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이 나타난다.

루이스 캐럴은 앨리스에서 '양치기 소년' 이야기로 수와 숫자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준다. 앨리스가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자, 루이스 캐럴은 앨리스에게 숫자나라 여행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숫자나라 곳곳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와 비밀을 발견하며 수학 비법을 배워나간다.

이처럼 『망할 놈의 수학』은 '스토리텔링 수학'의 전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2013년부터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실린 스토리텔링 수학은 알기 쉬운 이야기 형식으로 학생들이 일상에서 수학 개념을 발견하고,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도록 하는 수학교육 방식을 일컫는다. 스스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내 문제를 풀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것이 지향점이다.

『망할 놈의 수학』의 저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용해서, 수학은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세상의 모든 '앨리스'들에게 재미있는 수학의 길을 열어 준다.

잔혹한 하트의 여왕이 다스리는 왕국에서, 앨리스는 하트의 여왕이 싫어하는 소수(素數)의 특성과 소수를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인 '에라토스테네스의 체'에 대해 알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하얀 토끼를 따라 들어간 미로 속에는 '위상기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미로의 괴물 미노바카는 앨리스에게 덧셈과 곱셈의 교환법칙, 그리고 구구단을 쉽게 할 수 있는 신기한 비법을 알려준다.

끝없이 펼쳐진 시르함 왕의 밀알 사막이 품은 기하급수의 비밀, 숫자 나무의 숲을 가로지르며 터득한 수열의 원리와 가우스의 법칙, 다섯시 다과회에서 3월 토끼, 미친 모자장수와 함께 배운 미터법의 특성, 거북이 등딱지에 새겨진 마방진의 원리, 수학 마법사가 알려준 2의 거듭제곱의 신기한 특성과 덧셈을 빨리하는 비법, 토끼의 탄생을 보며 발견한 피보나치 수열 등 수학적 원리가 풍성한 환상의 숫자나라에서 앨리스는 여러 가지 수학 비법을 배우고, 수학에 점차 빠져든다. 그러다가 어느새 스스로 의문을 품고 문제를 해결하며 신나는 수학 모험을 즐긴다.

저자는 수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 내기 위해 작품 곳곳에 재기 발랄한 장치를 배치했다. 수학을 설명하는 많은 이론이나 공식은 사실 창의력과 응용이요구되는 수학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은데, 그 본질에 좀더 다가설 수 있도록 '모험'이라는 장치를 택했다. 독자들은 아마 여행의 끝에서 수학이라는 놈에게 좀더 친근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망할 놈의 수학
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 최유정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169쪽 | 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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