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nes & Noble 서점에서
Barnes & Noble 서점에서
  • 독서신문
  • 승인 2013.12.0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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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길 한 페이지 열어볼까
―발자국뿐이군
하늘 한 페이지 열어볼까
―쏟아져 내리는 동그란 새알들
바다 한 페이지 열어볼까
―오천 구비 푸른 물살의 완벽한 뼈대
대지 한 페이지 열어볼까
―수천 년 전 해골들이 푸른 인광을 내뿜는다
 
우우, 나는 지금
책장에서 꺼내 든 낡은 시간첩을 읽고 있다
그때도 비바람 불고 눈발 몰아쳤던가
그때, 어느 길목 어귀에서 바라보았던 먼먼 미래가 바로
이 시간인 것일까 그때,
넋 잃고 바라본 먼먼 지평선이 바로 여기쯤일까
그때 출발한 내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 머물고 있다
 
나는 다시, 미완의 秘書를 수천 년 전 제자리로
말없이 꽂아놓는다 서점 문을 나서자
책 속의 길들이 어느새 문 앞에 당도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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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e Bookstore Barnes & Noble
Shin, Ji-Hye / translated by Shin. B. C
 
 
How about following a road in the book?
I can find only traces
What about seeing a sky in it?
I can discover small rubies shining down;
Shall I meet a sea in it ?
A perfect structure with a blue current having 15,000 bends
I would like to unlock the ground in it
And ancient skeletons phosphoresce in blue;
 
Oh, I am reading
A book of time before time pulled out of a bookshelf
I wonder if in ancient days they had snowstorms
And rainstorms as well, just now is the future
That long ago they foresaw at the entrance to the road,
And just here is the horizon that they were captured by
And gazed at. I started from the beginning
And have been reading the unfinished story;
 
Then again I put the incomplete secret book silently
Back in the orignal place thousands of years ago
Upon leaving, the road in it opens in front of the door.
 
 
◆ 신 지 혜
○ 미국 뉴욕 거주
○ <미주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 <현대시학> 제5회 문예 공모 당선
○ 재외동포문학상(제3회) 시 부문 대상 수상
○ <시와 뉴욕> 편집위원
○ <뉴욕중앙일보>, <재외동포신문> 칼럼니스트
○ <미주중앙일보>, <대구신문>, <보스톤코리아신문> 연재
○ 시집『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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