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증도 슬로시티에 소금꽃 피었다
물 햇빛 바람이 살 섞은 열꽃
형체 없는 물 가두고 열고 풀어
염부가 돌리는 무자위 수차와 당그래질
무한궤도로 증발한 지상의 땀꽃
한때 바다였다 솟구친 히말라야 연봉
아득한 만년설 눈보라에 흩날려
몽골초원 고비사막 하늘땅 홀리는 신기루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 순장된 암염들이
눈사람 예띠의 이른 아침
키 쓰고 소금 얻는 오줌싸개의 홍안에도 피었다.
득도한 부처 염화시중의 우담바라
“헛되고 헛되니 헛되도다.”
사해(死海) 갈릴리 물위를 걷는 예수
썩지 않는 빛과 소금
찬연한 생명꽃
---------------------------
[이해와 감상]
생명 결정(結晶)으로서의 소금의 순수미 추구
|
또한 어찌 우리가 소금의 인류사, 그 신비한 발자국 소리를 도외시할 수 있을 것인가.
“한때 바다였다 솟구친 히말라야 연봉/ 아득한 만년설 눈보라에 흩날려/ 몽골초원 고비사막 하늘땅 홀리는 신기루/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 순장된 암염들이/ 눈사람 예띠의 이른 아침/ 키 쓰고 소금 얻는 오줌싸개의 홍안에도 피었다”(2연)와 이어서 ‘사해(死海)’를 통한 저 장구한 인류사와 ‘오줌싸개’ 우리 풍속도와 더불어 끊을래야 끊어질 수 없는 생명의 진리가 한국현대시로 승화하고 있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