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피어난 그득한 효심 '사부곡'
시로 피어난 그득한 효심 '사부곡'
  • 안재동
  • 승인 2007.09.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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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가슴에 공명하는 김용오 시인의 애절한 사부곡

▲ 『사부곡』표지     ©월간문학출판부
   오늘날 개인주의 사고방식이 팽배하고 물질문명이 온 사회를 지배함으로써 사람들의 전통적 예의와 예절 그리고 윤리의식은 땅바닥에 떨어질 정도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특히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태가 변하였다 할지라도 전통적 가족문화 내지 가족윤리만큼은 그리 쉽게 무너져선 안 될진대도 불구하고, 그마저 보란 듯이 형편없이 추락한 것 또한 사실이다.
 
   심지어 예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직계존비속간의 각종 가해 행위도 점점 도를 더해 가며 뉴스에 고개를 자꾸만 내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젠 그마저 별로 놀랄 일이 아니 되었을 정도이다.
 
   인간윤리상의 이러한 난장판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라도 하듯 시로써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애절하게 그려담은 시집이 나와서 눈길을 끈다.
 
   올해부터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을 맡게 된 김용오 시인의 시집 『사부곡』(월간문학출판부刊)이 바로 그것이다. '이 시집을 아버지 영전에 바칩니다'라고 적힌 첫 간지로 시작 되는 이 책은 김용오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아버지, 저예요. 저 용오예요.
무엇이라고요, 밥 잘 챙겨먹느냐고요.
 
(점점 더 크게 들려 오는 바람 소리)
 
네, 네. 이젠 잘 들려요.
늘 무릎 꿇고 엎드려 절하는 마음으로
남은 세월 머리 숙이고 살다가
흥겨운 명절 귀향하는 사람들처럼
환하게 웃는 밝은 얼굴로 오라고요.
 
(점점 더 희미하게 멀어지는 바람 소리)
 
아버지, 알았어요. 살던 흔적 다 지우고
텅 빈 마음 한 장 달랑 들고 갈게요.
 
― 김용오, <전화> 전문
 
   책의 서문에서 김용오 시인은 "곁에 계실 때에는 보이지 않던 아버지가 훌쩍 떠나고 나니 너무나 잘 보였고, 등에 질 수 없을 만큼의 무거운 저의 불효도 함께 보여 참 많이 가슴이 저리고 아팠습니다."라면서, "한평생 농부로 살다 가신 분의 아들로 태어나 이렇게 산 인연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러웠다는 사실과, 시 미학보다는 짙은 화장을 지워 버린 '맨얼굴의 시들'로 또 한번 미지의 독자들 앞에 서게 되었다는 부끄러운 점입니다."는 꽤 인상깊은 시작 동기를 털어놓고 있다.
 
   이 시집에는 모두 63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그중 <아버지 생각>, <하지 못한 말>, <다시 무덤 앞에서> 등 31편이나 그가 아버지를 애도하는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김용오 시인은 지금으로부터 일곱해 전 봄에 《문학사계》지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쓰기 시작한 연작시의 제1번이 바로 <아버지 생각>이었습니다."라고 밝힌 적도 있지만, 이 시집에서 그가 아버지를 줄곧 애절하게 그리워 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김용오 시인은 경북 포항 출생으로 건국대 대학원을 수료하고 《시문학》지를 통해 1982년에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현재 동인당약품(주)의 회장이며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의 수염>을 비롯해 『동화작용』, 『두 사람에 관한 성찰』, 『멀티 오르가슴』 등의 시집이 있으며, 현대시인상 우수상과 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서정가 8천원.

 
== 목  차 ==
 
시인의 말

1부 사부곡

1. 아버지 생각
2. 슬픔 같은 것
3. 농부·성경·낚시
4. 오래된 꿈
5. 유산
6. 이사
7. 남기고 가신 말
8. 보여 주시던 말
9. 하지 못한 말
10. 자전거와 가죽 지갑
11. dna
12. 돈
13. 부재
14. 비밀
15. ?
16. 청개구리
17. 싸리나무 회초리
18. 그만 어쩌다가
19. 생각나는 것
20. 이상한 경험
21. 사투리
22. 흉태
23. 손자국
24. 겨울밤
25. 무덤 앞에서
26. 다시 무덤 앞에서
27. 뿌리
28. 전화
29. 기일
30. 봄날 환상
31. 하늘 마을

2부 그래, 우리 친구하자, 친구하자

적막
바보 만세
겨울밤
죄와 벌
나에게 묻는다
무소유
치악산 단풍에서
차창을 통하여
우이령을 넘다
색소폰을 부는 남자
나의 행복을 위하여
바보 다람쥐에게
가을 편지

3부 눈물 한방울

아이러니 1
아이러니 2
눈물 한 방울
길에 대한 명상
꿈속에서 생긴 일
내가 시를 버리지 못하는 일곱 가지 이유
사족을 달다
두 사람
스카이라운지에서
허공에 등을 기대어
무명시인
독도에서
선암사에서

4부 릴르 부륀느에게

릴르 부륀느에게 1
릴르 부륀느에게 2
릴르 부륀느에게 3
릴르 부륀느에게 4
릴르 부륀느에게 5
릴르 부륀느에게 6

나의 시를 말한다

화상인터뷰

앙케트 5문 5답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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