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
하강
  • 김윤
  • 승인 2013.05.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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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이 아니겠지
그는 이 낙법을 선택한 것이겠네
 
총 맞은 것처럼
제 몸이 총알인 것처럼
 
빗금 속에 몸을 섞는 거지
붉은 발가락 오그리고
 
- 시집 『전혀 다른 아침』에서
 
 
■ 김윤
○ 전북 전주 출생
○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 시집 『지붕 위를 걷다』, 『전혀 다른 아침』
 
감상평
인생은 참으로 오묘하다. 그런데 이 ‘인생은 오묘하다’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터득해야 하는 것이 있다. 역(易)이다. 인생은 변한다는 것, 늘상 포물선을 그리며 수시로 변한다는 것, 아무리 고착화시키려 해도 여지없이 변하고야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오르내리는 포물선을 잘 따라다니면 덜 위험하게 되어 있다는 것인데, 그 포물선을 제 마음대로 조정하려들면 더 위험해진다는 것인데, 이 정도 인생을 이해하기도 참 어려운 일이긴 하다. 추락이냐, 하강이냐는 타의냐, 자의냐라는 말과도 비슷해 보인다. 남 보기에는 총에 맞은 새처럼 처절하게 추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그는 스스로 총알이 되어 일시에 밑바닥까지 내려가버리는 지혜를 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바닥까지 내려가야 하는 현실이라면 타의에 의해 추락하는 것보다 스스로 쏜살같이 바닥까지 내려가 버리는 것이 더 나은 응전일 법도 하다. 빨리 바닥을 쳐야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끝까지 버티는 것이 능사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인의 따뜻함 중에 숨겨져 있는 인생철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장종권(시인, 계간 <리토피아>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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