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사랑
비의 사랑
  • 문정희
  • 승인 2013.04.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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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의 뼈를 뽑아 내고 싶다.
물이고 싶다.
물보다도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
 
당신의 어둠의 뿌리
가시의 끝의 끝까지
적시고 싶다.
 
그대 잠 속에
안겨
지상의 것들을
말갛게 씻어 내고 싶다.
 
눈 틔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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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참신한 사랑시의 새로운 표현미

 
▲ 문정희 시인     
한국의 현대시사(現代詩史)에서 1950년대의 박인환은 「세월이 가면」 등 메르헨(Marchen)적 무드의 ‘낭만적 서정시’의 테두리에 머물렀다.

1970년대 이후로 사랑의 시는 표현 기교가 새로워지면서 새로운 사랑의 시세게를 천착하는 문정희 시인은 「비의 사랑」에서 ‘몸 속의 뼈를 뽑아 내고 싶다/ 물이고 싶다/ 물보다도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고 하는 소망 속에 지난 날의 이른바 로맨티시즘(romantisism) 시세계를 훌쩍 뛰어넘어 ‘상징적 서정시’로서의 참신한 시형식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시에 있어서의 서정성을 배제한다면 인체의 ‘혈액’(blood)이 없는 것과 똑같으며, 동시에 인간의 연정으로서의 ‘사랑의 시’는 계속해서 새롭게 형상화 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당신의 어둠의 뿌리/ 가시의 끝의 끝까지/ 적시고 싶다’(제2연)는 메타포는 더욱 돋보이는 두드러지는 표현미로 넘치고 있다고 본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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