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미에 얹히는 꽃얼음 아래 여울물소리
주름살 깊은 이십년 지기의 추억처럼
이리도 아릿하게 가슴앓이하며
모든 것들은 체온을 만지며 소리들로 기웃대는구나
관습의 굴레에서 증언 하나 갖듯
내가 흔들릴 때 아직도 이정표 밖에서
서성이는 낯선 이여
한 표식을 위하여 이별처럼 건너온
한 착지점을 위하여 공중이나 수면 아래서도
강인한 자기를 체험하겠지
가령, 그들의 언어로 하루를 지키며
지온이 전도되는 풍경 속에서 얼굴 붉히며
건곤乾坤줄을 어루만진 처음의 자기 이름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밟고 간
아래로 아래로 빠트린 길들의 기억을 새기겠지
이제 정연한 초록의 지표 위에
그대 우뚝 서라
내일의 기망冀望을 한 아름 안고 가는 길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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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삶의 양식에의 지성과 융합된 표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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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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