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봄맞이
  • 최창도
  • 승인 2013.03.18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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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엄동
눈썰미에 얹히는 꽃얼음 아래 여울물소리
주름살 깊은 이십년 지기의 추억처럼
이리도 아릿하게 가슴앓이하며
모든 것들은 체온을 만지며 소리들로 기웃대는구나
관습의 굴레에서 증언 하나 갖듯
내가 흔들릴 때 아직도 이정표 밖에서
서성이는 낯선 이여
한 표식을 위하여 이별처럼 건너온
한 착지점을 위하여 공중이나 수면 아래서도
강인한 자기를 체험하겠지
가령, 그들의 언어로 하루를 지키며
지온이 전도되는 풍경 속에서 얼굴 붉히며
건곤乾坤줄을 어루만진 처음의 자기 이름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밟고 간
아래로 아래로 빠트린 길들의 기억을 새기겠지
이제 정연한 초록의 지표 위에
그대 우뚝 서라
내일의 기망冀望을 한 아름 안고 가는 길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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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삶의 양식에의 지성과 융합된 표현미
 
▲ 최창도 시인   ©독서신문
2013년의 「봄맞이」하는 시인은 오늘, 인간의 삶의 양식에 대한 심도있는 규명을 하는 독특한 현대시의 새로운 표현 수법으로 독자를 압도하고 있다. 여기서 지적하자면 “이리도 아릿하게 가슴앓이하며/ 모든 것들은 체온을 만지며 소리들로 기웃대는구나/ 관습의 굴레에서 증언 하나 갖듯/ 내가 흔들릴 때 아직도 이정표 밖에서/ 서성이는 낯선 이여”라고 현실적인 고독속 서정을 바탕으로 지상(地上) 인간의 삶의 양식(樣式)에 대한 지성과 융합된 표현이 자못 괄목할만 한 가편이다. 모름지기 그것은 인간의 삶에의 새로운 의지와 신념을 확신시키는 21세기 한국현대시의 새로운 수확인 것 같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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