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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몇몇 인사들은 문화 예술 종교계 등 각기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들로 그 충격의 여파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렇게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이들조차도 ‘학력·학벌의 덫’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간판주의’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학연, 지연, 혈연으로 만연돼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직장에서도 이러한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해 승진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정치권이나 관료사회에서도 알게 모르게 이 같은 연줄에 의한 친목사회가 형성되어있다.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한 집단주의는 때로는 그 사회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태생을 같이 하는 집단주의로 인해 소속감이 높아지고 다른 집단과의 경쟁구도 속에서도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이 같은 집단주의에 의한 사회체제는 많은 문제점을 낳게 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의 승진기회를 앗아가고 그 조직사회에 파벌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능력과 실력에 의한 구도를 형성하기 보다는 상사의 눈치나 학연 지연 혈연에 승진의 기회만 엿보기 때문이다.
학력지상주의는 이 같은 집단주의의 또 다른 산물이다. 아무리 능력과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발휘할 수 없는 사회구조. 그 집단주의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과대포장하게 되는 것이다.
능력과 실력을 알아주는 사회가 아닌, 학력과 경력에 의존하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이 이 같은 학력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학력지상주의의 희생자라는 동정이 생길법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 같은 가짜 학력파문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거짓학력파문은 그들의 도덕적 해이의 소산이며 이 같은 개인의 도덕적 문제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동정을 구할 성질의 것이, 사회적으로 동정을 구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지상주의의 거품을 빼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럴싸한 학력이라는 겉포장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사회현장에서 쌓은 실력을 평가하는 관행구조를 세워야 한다. 정부도 사회도 기업도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한 사회시스템을 선호하기 보다는 이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검증시스템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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