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해돋이
  • 김태호
  • 승인 2013.01.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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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거스르지 못할
빛의 가장자리
껍질 벗는 일체의 속살
가슴 떨리는 두려움으로
해를 맞는다.
새벽 어둠을 뚫고
솟아 오르는 하나의 둥그런 자유
그 부신 나래에 매달린 아침 열리고
그림자 덮인 산자락도
윗도리 걸치며 일어선다.
숲 속 잠든 한 마리 들짐승과
새들도 눈을 떠
둥지 밖을 내다보고
멀리 뻗어 나간 길과
돌아드는 시내까지
땅 끝에서 땅 끝으로 달려가는
새 숨결의 출렁임,
하늘 우러르는 기도와
작은 용서의 속삭임까지
깨어나는 빛살 앞에 무릎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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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겨레의 서광 새해 해돋이 소망

▲ 김태호 시인    
2013년 새해가 눈부시게 밝았다. 김태호 시인의 「해돋이」는 참으로 조용한 이미지의 세계 속에, 생명에의 외경(畏敬)과 삶의 진실을 그 주제로 삼아 ‘아무도 거스르지 못할/ 빛의 가장자리/ 껍질 벗는 일체의 속살/ 가슴 떨리는 두려움으로/ 해를 맞는다’(제1연)고 하는 화자의 엄숙한 일출선언이 우리 모두에게 압도해 오고 있다. 우리는 「해돋이」를 조용히 읽고 음미하면서, 다만 가슴에 뜨겁게 젖어드는 그 벅찬 2013년의 해돋이를 가슴 그득히 껴안으면 되는 것이다.

‘새벽 어둠을 뚫고/ 솟아 오르는 하나의 둥그런 자유/ 그 부신 나래에 매달린 아침 열리고/ 그림자 덮인 산자락도/ 윗도리 걸치며 일어선다’(중반부)는 이 해돋이의 빼어난 메타포는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당당하게 제시하고 있는 명편이라고 본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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