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시인'이 전하는 회향(懷鄕)의 정서
'늦깎이 시인'이 전하는 회향(懷鄕)의 정서
  • 윤빛나
  • 승인 2013.01.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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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늦깎이 시인’ 위맹량이 두 번째 시집 『먼 훗날』을 출간했다. 자신의 시가 독자에게 얼마나 짙은 향기를 풍길 수 있느냐가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자신의 보금자리이자, 시를 잉태하는 텃밭인 '고향'에 대한 시편들을 대거 공개했다. 친구, 환경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담은 시편들도 많다.

농촌 출신인 저자는 몸은 도시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떠나온 고향에 가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 대부분은 유년기나 고향에 살던 시절 농경사회를 배경으로, 향토적 분위기나 사물을 제재로 해 순후한 자연 속의 삶을 회고적 수법으로 노래하고 있다.

먼 훗날/당신이 찾으신다면//나는 대답 할래요//타향살이 모진 서러움/이제 그만 접어두고/내 고향 찾아 왔노라고//그래도 당신/궁금해 하신다면//나는 대답 할래요//어머니 날 낳으시고/탯줄 묻어 놓은 곳/천관산 치마폭에 안겨/잠들어 있노라고 - 시 「먼 훗날」전문

문병란 시인은 발문에서 「먼 훗날」에 대해 “김소월 시인의 정한의 정서, 진정 못잊고 있기에 원망과 그리움에 못잊는 마음을 역설로 강조하고 있다”며 “그 효과를 점층 시켜 만약 당신이 먼 훗날 찾아오신다면 그때에 잊었다 말하겠다 원망하는 애와 증의 허허실실을 빌려다가 자신의 ‘망향의 정서’ ‘회향의 정서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처럼 위맹량 시인의 시적 발상이나 그 정서적 발화점이 소월의 시에서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연을 역행한 난개발로 낙원 아닌 지옥을 만든 서울 사람들의 과욕, 부동산 투기 과열로 인한 거품 경제의 허구성을 꾸짖은 시편도 눈에 띈다. 누구나 현실 속에서 생각해 봤을 시사점들을 짚어 주는 시편들은 친근한 느낌을 준다.

잠들어 있는 소와 같다고 하여/선조들이 지어준 이름인데//잠자는 가슴을 파헤치고 깎아서/경관이 좋다하여 전원주택 짓더니//지혜롭지 못한 인간의 지나친 욕망이/와우산 아파트 붕괴사건 잊었던가//불 보듯 뻔한 재앙을 불러/아까운 생명만 잃었구나//만물의 영장이라 자만하지 말고/자연과 더불어 살아감이 도리인 것을 - 시 「우면산 사태를 보고」전문

문병란 시인은 “서울의 빈민가나 변두리가 아닌 당당히 중심부의 어느 위치에서 고향과 부모님께 바치는 헌사를 초하게 됐으니 서울로 옮겨간 그날의 전라도 달동네의 설움보다는 천관산에 보내는 고향통신의 의미로써 이 시집은 고향에 남은 우리들이나 서울에서 터를 일군 타향살이 시인에게나 공동의 경사로서 아주 특별한 감회의 일단을 이 시집 발문 속에 담고 있다고 느껴진다”며 “시적 수준이나 문학적 성과를 거론하기보다 고향통신의 기쁨으로써 감상비평을 통해 우정의 필설을 전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한편 저자는 관산읍 방촌리에서 태어나 관산초등학교, 관산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선린상업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농촌진흥청, UNKSOL에서 근무했으며 25년간 해외에 거주하다 귀국해 한국시 수상으로 시인에 데뷔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마포문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월리트레이딩 상사를 경영하고 있다.
 
■ 먼 훗날
위맹량 지음 | 새롬 펴냄 | 209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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