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것이 아니다.
홀로 있어
외로운 것은 더욱 아니다.
사랑이 없으면
외로운 것이다.
나는
오랜 세월 아껴온
말을 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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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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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애의 숭고한 시적 절창
갈정웅 시인이 「독도에서」를 통해 노래한 나라 사랑과 국토 수호의 메타포는 근래 보기 드문 명편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없었던 은유된 굳건한 결의는 독자로 하여금 비장함을 가슴깊이 다짐하게 해준다. 그렇다.
“멀리 떨어져 있어/ 외로운 것이 아니다// 홀로 있어/ 외로운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면 어째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인가. 시인은 그 눈물겨운 사랑의 참다운 해답을 “사랑이 없으면/ 외로운 것이다”고 우리에게 결연하게 밝혔다.
그것은 숭고한 국토애의 참뜻을 뜨겁게 일깨어준다. 아니 끝내 이렇게 컨페스(confess)한다. “나는 오랜 세월 아껴온/ 말을 하고야 말았다”.
이 결구(結句)는 갈정웅 「독도시」의 절창(絶唱)이다. 이제 그는 그 어떤 우리의 진실을 표현하는 한국어로서도 견줄 수 없이 숭고한 비장(秘藏)의 시미(詩味)를 듬뿍 한국현대시문학사에 영구하게 새겨주었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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