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촌
작은 어촌
  • 김수자
  • 승인 2012.12.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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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집 벽면에
커다란 어촌 그림이 걸려 있다.
뜨거운 설렁탕 한술 뜨고
시원한 바다 쳐다보다가
아예 그림속 바위에 걸터앉았다
 
잔잔한 물결이 밀려와
발을 간질이고 내 시름도 씻어준다
모래밭을 맨 발로 걸으며
그 옛날 미래를 꿈꾸며
희망에 벅차오르던
풋풋한 가슴을 맛본다
 
먼 길 돌아 이 자리에
뜨거운 사랑 한 조각 떠있는 바닷가
이름 모를 한적한 어촌
모래밭에는
두어 꼭지 미역이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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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겨울속의 한국인의 서정미 승화
 
▲ 김수자 시인     © 독서신문
설렁탕은 본래 한국 전통의 겨울철 보양 음식으로 우리에게는 너무도 정겨운 식문화라 밝혀보고 싶다. 뜨근한 설렁탕의 풍미를 현대시의 서정미로서 승화시킨 “설렁탕집 벽면에/커다란 어촌 그림이 걸려 있다/뜨거운 설렁탕 한술 뜨고/시원한 바다 쳐다보다가/아예 그림속 바위에 걸터앉았다”(제1연)는 김수자시인의 포이추리(poetry) 전개는 자못 시선하면서도 친근감 넘치는 표현 기법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현대시는 이처럼 독자로 하여금 가슴과 가슴으로 밀접되는 이미지의 제시가 가장 소중하다고 본다. 더구나 겨울속에서 한여름 바닷가를 연상시키고 있어 우리는 이 긴 겨울의 초입에서 내 나라 내 음식 문화의 우수성을 새삼 각성하게 된다. 우리의 전통 음식중에서 소중한 설렁탕을 노래한 작품은 이것이 처음이라는 사실도 상기하련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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