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광장 - 최인훈
문학 : 광장 - 최인훈
  • 황인술
  • 승인 2007.07.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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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생각확대하기 
 


1. 작가 분석 : 최인훈(崔仁勳 1936- ) 소설가. 함북 회령 출생.

서울대 법과 대학 중퇴한 후, 1955년 시 「수정」이 <새벽>에, 1959년 단편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라울전』이 <자유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그는 분단 문제를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실존적 삶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한때 희곡으로 방향을 돌리는 듯했으나 『화두(話頭)』를 통해 다시 복귀하면서 역사와 현실 문제에 대한 접근을 재개하고 있다. 주요 소설로는 『광장』, 『구운몽』, 『열하일기』, 『회색인』, 『태풍』, 『달과 소년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총독의 소리』, 『웃음소리』, 『우상의 집』, 『가면고』 등이 있으며, 희곡으로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등이 있다.
 
2. 등장인물
이명준 : 주인공. 철학도. 전쟁 포로. 남한과 북한을 오가면서 남한의 나태와 방종?북한의 부자연스러운 이념적 구속에 환멸을 느끼고 진정한 '광장'을 찾아 중립국으로 가기로 하지만, 결국 삶의 참된 가치의 실현에 의문을 느끼고 배 위에서 바다로 투신자살함. 

 
이형도 : 명준의 부친. 월북한 혁명가. 이상적인 혁명가가 아닌 부정적 이미지를 보임. 남로당원으로 월북하여 북한에서 고위 관리를 하고 있지만, 명준에게 이상적 혁명가의 모습을 보이지 못함으로써 역시 회의의 대상이 됨. 
 
윤애 : 명준의 남쪽 애인. 명준의 월북 후 명준의 친구 태식과 결혼하여 평범하게 사는 여인. 
은혜 : 명준의 북쪽 애인. 발레리나. 북한군 간호 장교로 종군하다가 명준의 아이를 가진 채 전사(戰死). 명준의 삶에 어떤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었던 여인. 
갈매기 : 중요한 소재. 배 위에서 은혜와 그의 딸로 상징됨. 명준 자살의 동기가 됨. 
 
작품의 배경
이 작품은 중립국으로 가는 배 타고르 호에서 주인공 명준이 회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시간적인 배경은 우리 민족의 혼란기에 속하는 광복으로부터 종전(終戰)에 이르는 시기이며 이 시기에 주인공은 남한과 북한을 오가고 있다. 남한의 타락과 방종에 가까운 자유, 북의 이데올로기를 빙자한 무자유를 보여 줌으로써 진실로 인간적인 사회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작가의 비전이 제시되었다.
① 실제의 시간과 공간 : 타고르 호 배 위에서의 이틀
② 회상의 시간과 공간 : 우리 민족의 혼란기인 광복으로부터 6·25 종전에 이르는 시기의 남한과 북한(주로 서울과 평양)

 
3. 줄거리
주인공 이명준은 해방 후 만주에서 귀국하였다. 서울에서 그의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 이형도가 당신의 이념에 따라 월북하자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변 선생의 후의로 더부살이를 한다. 대학의 철학과에 다니면서 그는 변 선생의 아들인 태식과 가까이 지내면서 현실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지내지만 현실에 대하여 깊은 환멸을 느낀다.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 앉아 현실을 관념적으로만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중 월북한 남로당원 아버지로 인해 명준은 경찰서에 끌려가 취조를 당하게 되고, 고문을 당하게 된다. 이 일로 인하여 비로소 현실에 눈을 뜬 그에게 비친 남한의 현실은 타락하고, 부조리하며,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는 윤애라는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이 관념과 현실의 간격을 없애려 노력하나 실패하고 번민과 환멸 속에 인천에서 배를 얻어 타고 월북하고 만다.
그러나 그가 찾아 월북한 북한도 만족한 곳은 아니었다. 이상적인 혁명가로 생각했던 아버지는 젊은 여자와 재혼하여 부르주아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북한은 혁명은 간데없고 혁명의 자취만 있는 곳이었다. 즉, 이데올로기와 허위에 가득 찬 곳이었다. 공개적인 광장만 있을 뿐, 개성적인 삶은 없는 곳이었다. 북한에서 그는 아버지의 힘으로 노동신문의 기자가 되지만 그가 작성한 기사가 당 간부들에게 핀잔을 듣자, 기자 생활을 버리고 노동판에 뛰어들어 작업한다. 그러던 중 실족으로 다리를 다치게 되고, 위문 온 무용수 은혜와 만나 새로운 사랑을 누리게 된다. 북한 사회에서 못 느끼는 삶에 대한 애착을 은혜를 통해 느끼려는 듯 명준은 은혜에게 매우 집착한다. 은혜의 모스크바 유학으로 명준은 은혜와 떨어지게 된다.
한국 전쟁이 발생하고 인민군 정치보위부 장교가 되어 서울로 남하한 명준은 그곳에서 친구인 태식과 그의 아내가 된 옛 여인 윤애를 만나게 된다. 점령군 장교로서 그는 간첩 혐의로 잡혀온 태식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윤애를 겁탈하려고 하나, 하지 못하고 둘을 탈출시킨다. 그리고는 치열한 낙동강 전투에 배치 받아 가게 된다. 거기서 명준은 뜻밖에 간호병으로 자원 참전한 은혜를 다시 만나 동굴 속에서 재회의 기쁨을 누린다. 재회 속에 명준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명준에게 말하고 헤어져 가던 중 그녀는 전사하고 만다.
결국 밀리는 전투 속에서 포로가 된 명준은 포로교환이 있을 때 남한도 북한도 아닌 중립국을 택한다. 그가 본 두 사회는 모두 환멸만이 있으며, 보람 있는 삶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갈매기를 은혜와 딸의 환영으로 보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만다.

 
4. 이해와 감상
작품의 기본 구도
아버지를 북에 두고 남한에서 살아가는 지식인 청년이 서 있어야 할 광장을 찾아 방황하는데, 남한에서 북한으로 다시 중립국으로 가려고 하지만 그가 도달한 곳은 죽음이었다. 결국 역사적 격동기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데 그는 남한 사회나 북한 사회의 어느 것도 믿지 않았다. 남한 사회에 대한 명준의 비판은 고고학자 정 선생을 만나서 “광장이 죽은 곳, 이게 남한이 아닙니까? 광장은 비어 있습니다.”라고 하였고, 북한 사회에 대한 비판은 그가 그의 아버지를 만나서 “이게 무슨 인민의 공화국입니까? 이게 무슨 인민의 나라입니까? 제가 남조선을 탈출한 건 이런 사회로 오려던 게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두 사회에 대한 비판은 그가 찾고자 한 것을 찾지 못하는 상실감의 표현이라고 할 만하다.

 
이 작품은 두 가지 의미 
1) 남북 분단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본격적인 장편이다.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은 4.19 때문이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4·19에 의해 남북 분단을 정면으로 다룰 수 없다는 금기가 깨졌다는 것이다. 작자는 이명준이 남한도 북한도 선택하지 않고 제 3의 중립국을 택한다는 것은 현실에서의 패배이며 죽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조국의 현실을 벗어난 제 3의 길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주의적이고 관념적인 지식인의 망명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민족의 현실에 대한 투철한 인식이 없이 남북한을 단순히 양자택일적인 것으로만 인식한 결과이다.
2) 이 작품이 남북한의 문제를 밀실과 광장이라는 인간의 본래적인 존재의 문제와 연결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인간에겐 누구나 자기의 고유의 밀실이 필요하면서, 동시에 타인과 교섭하면서 공동체적 삶을 살 광장이 필요한 법이 다. 그런데 주인공은 진정한 시민적 광장에 대한 진실한 추구보다는 자신의 관념적이고 폐쇄된 밀실에 너무 기울어져 있었다.

 
5. 본문 읽어보기
일류 학자의 분석력과 직관을 가지고서도, 현대 사회의 탈을 쓴 부패 조직의 모습을 알아보기 힘든 판에, 김서방 이주사를 나무라는 건 아무래도 너무하다. 그래서 자유가 있다. 북녘에는, 이러한 자유가 없었다. 게으를 수 있는 자유까지도 없었다. 그건 제 멋 짓밟기다. 남한의 정치가들은 천재적이었다. 들어찬 술집마다 들어차서, 울랴고 내가 왔던가를 가슴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대중을 위하여 부르짖음은 그 날 치 신문 기사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게 고작이다. 그들의 정치 철학은 의뭉스럽기 이를 데 없다. 그런 데로 풀리는 힘을 막으면, 물줄기가 어디로 터져 나올지를 다 알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진심으로 교회에 나가기를 권유하고, 외국에 보내서 좋은 가르침을 받게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사회. 그런 사회도 가기 싫다. 그러나 둘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 박헌영 동지가 체포되었다고 하오. 전해 듣게 된 그 흉한 소식. 아버지. 그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짐승이었다. 그 때, 중립국에 보내는 것에 대해 서로 간에 말이 맞았다. 막다른 골목에서 얼이 빠져 주저앉을 참에, 난데없이 밧줄이 내려온 것이었다. 그 때의 기쁨을 그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판문점. 설득자들 앞에서처럼 시원하던 일이란, 그의 지난  날에서 두 번도 없는 것이었다.
방 안의 생김새는, 통로보다 조금 높게 설득자들이 앉아 있고, 포로는 왼편에서 들어와 바른편으로 빠지게 되어 있다. 네 사람의 공산군 장교와, 국민복을 입은 중공의 대표자가 한 사람,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앞에 앉은 장교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동무, 앉으시오."
명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중립국."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장교가, 윗몸을 탁자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중립국도,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나라요. 굶주림과 범죄가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중립국."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장교가 나앉는다.
“동무, 지금 인민 공화국에서는, 참전 용사들을 위한 연금 법령이 나왔소. 동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일터를 가지게 될 것이며, 인민의 영웅으로 존경을 받게 될 것이오. 전체 인민은 동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고향의 초목도 동무의 개선을 반길 거요.
“중립국."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장교가, 다시 입을 연다.
“동무의 심정도 잘 알겠소. 오랜 포로 생활에서, 제국주의자들의 간사한 꾀임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공화국은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동무가 조국과 인민에게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할 것이오.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동무는....."
“중립국."
중공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장교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명준을 노려보면서, 내뱉았다.
“좋아."
눈길을, 방금 문을 열고 들어서는 다음 포로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자들에게 간단하게 한 마디의 말만을 되풀이하면서, 지금 다른 천막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자네 어디 출신인가?"
“....."
“음, 서울이군."
설득자는,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중립국이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제 나라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외국에 가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밖에 나가 봐야 조국이 소중하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대한 민국이 과도기적인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대한 민국엔 자유가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유가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북한 생활과 포로 생활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것에 대해 느꼈을 겁니다. 인간은....."
“중립국."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 나라 내 민족의 한 사람이, 타향 만리 이국 땅에 가겠다고 나서니, 동족으로서 어찌 한 마디 참고되는 이야기를 안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 곳에 남한 2천만 동포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조국의 품으로 데려 오라는...."
“중립국."
“당신은 고등 교육까지 받은 지식인입니다. 조국은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조국을 버리고 정녕 떠나 버리렵니까?"
“중립국."
“지식인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제 몸을 없애 버리겠습니까? 종기가 났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무식한 사람 열을 잃는 것보다 더 큰 민족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할 일이 태산과 같이 많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서, 조국을 재건하는 일꾼이 되어 주십시오. 낯설은 땅에 가서 고생하느니, 그 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한 일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인상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는 마십시오. 나는 당신이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당신이 남한에 온다면, 개인적인 조력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명준은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천막의 천장을 올려다 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중립국."
설득자는, 손에 들었던 연필 꼭지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미군을 돌아볼 것이다. 미군은, 어깨를 추스르며, 눈을 찡긋하고 웃겠지.
나오는 문 앞에서, 서기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 이름을 적고 천막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Ⅱ. 생각확대하기

문학작품이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적 상황과 연관돼 사람들에게 길이 기억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적 사건 안에 담겨 있는 ‘시대정신’, 즉 당시 사람들이 추구했던 가치와 고뇌를 온전하고 명료하게 표현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최인훈의 ‘광장’은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10월 ‘새벽’이라는 잡지에 처음 발표됐다. 이념에 의한 남북 분단과 그로 인한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민족분단의 비극을 이데올로기와 인간 존재의 근본적 문제와 결합시키고 있다. 이 작품의 문제의식은 4·19혁명으로 드러난 의식의 전환과 시대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이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주인공인 이명준의 행적과 심리적 자의식을 통해 작가는 남과 북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와 사회현실을 비판한다. 이명준은 나름의 방식으로 남북의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현실에 순응하지도, 현실을 무작정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속한 사회와 현실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친일파가 해방 후 고위직에 오르고 타락과 부조리, 방종에 가득 찬 ‘남’이나 경색된 이데올로기, 허위, 부자유가 만연한 ‘북’ 모두 환멸의 대상일 뿐이다. 모두 진정한 인간 삶을 충족시키기 어려운데, 그것은 애당초 남과 북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모두 사회 성원들의 자생적인 욕구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중립국.”…“동무, 중립국도, 마찬가지 자본주의 나라요. 굶주림과 범죄가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중립국.”…  “…대한민국엔 자유가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유가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북한 생활과 포로 생활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인간은….” “중립국.” 이명준이 포로수용소에서 나누는 인상적인 이 대화에는 민족의 현실에 대한 작가의 고뇌, 나아가 우리 민족의 고뇌가 응축돼 있다. 이명준이 선택한 ‘중립국’은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나라가 아니라, 남과 북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대립항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명준이 제3국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자살하는 것으로 작품이 마치는 것은 민족의 현실을 벗어난 제3의 길이란 있을 수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1. 자본주의(資本主義, capitalism)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현재 서유럽과 미국,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국민들은 ‘자본주의체제’라는 경제체제 아래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체제가 발생한 것은 인류의 유구한 역사에서 볼 때 비교적 오래지 않은 일이다. 자본주의의 특징은  사유재산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  모든 재화에 가격이 성립되어 있다는 것,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하여 상품생산이 이루어진다는 것, 노동력이 상품화된다는 것,  생산은 전체로서 볼 때 무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2. 사회주의(社會主義, socialism)
사회사상으로서 볼 때 자본주의의 경제적 원리인 개인주의를 사회주의로 대치함으로써 사회를 개조하려는 사상 또는 운동. 자본주의의 경제체제는 사적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고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자유경쟁을 수단으로 삼고 있는 제도로서, 개인의 소유, 개인의 경쟁으로 되어 있는 경제적 개인주의의 제도이지만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사회적 관리의 수단에 의하여 자유·평등·사회정의를 실현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상 또는 운동으로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것은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것으로 생산수단의 공유는 사회개조의 유일·절대적 방법으로 여겨짐으로써, 이 제도를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굳어지는 한편, 이 제도에 의하여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는 사회, 즉 자본주의보다 한층 훌륭한 사회를 의미하는 말로도 쓰이게 되었다.

 
3. 제국주의(帝國主義, imperialism)
1국의 정치적·경제적 지배권을 다른 민족·국가의 영토로 확대시키려는 국가의 충동이나 정책.
일반적으로는 1870년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나타난 독점자본주의(獨占資本主義)에 대응하는 정치적·경제적 구조를 총칭하는 말로 쓰인다. 대개 이 용어는 침략에 의하여 영토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팽창주의 또는 식민주의와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4. 민족주의(民族主義, nationalism)
민족에 기반을 둔 국가의 형성을 지상목표로 하고, 이것을 창건(創建)·유지·확대하려고 하는 민족의 정신상태나 정책원리 또는 그 활동. 민족주의는 본래 매우 비합리주의적이고 다의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것에 일률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민족주의가 성립하는 데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였다. 첫째, 세계는 하나라고 하는 이상과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세워진 세계제국(世界帝國)이 무너지고 많은 독립국가가 나타나, 종래의 보편적인 종교·문화를 대신하는 새로운 민족적인 종교 ·문화를 창조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 이렇게 이룩된 독립국가를 국민들이 ‘우리들의 국가’로서 받아들여 사랑하고 이에 긍지를 느끼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첫째 조건은 16세기 이후 그리스도교 세계의 통일이 무너지고 로마교황이나 신성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지 않는 많은 독립국가가 나타남으로써 충족되었다. 그러나 16세기 이후에 나타난 독립국가는 그 대부분이 절대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것을 ‘우리들의 국가’로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거리가 먼 존재였다. 왕은 절대군주로서 절대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국민은 전혀 권리를 가지지 못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국민이 그들의 국가를 ‘우리들의 국가’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주의 절대권을 제한하거나 배제하여 국민의 권리를 신장시킬 필요가 있었다. 진정한 의미의 ‘국민의 국가’가 되어야만 비로소 국민은 국가에 애착을 느끼고 긍지를 갖게 되며, 조국(fatherland)이라고 부르게 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 곳은 17세기경의 영국이었다. 그러므로 민족주의를 세계에서 제일 먼저 꽃피운 나라도 영국이라 할 수 있다.
 
 

Ⅲ. 생각 정리하기


   기독교의 도식


 코뮤니즘의 도식


   1. 에덴 시대
   2. 타락
   3. 원죄 가운데 있는 인류
   4. 구약 시대 여러 민족의 역사
   5. 예수 크리스트의 나타남
   6. 십자가(사랑)
   7. 고해성사
   8. 법왕
   9. 바티칸궁
     1. 원시 공산사회
     2. 사유제도의 발생
     3. 자분주의 사회 속의 인류
     4. 노예·봉건·자본주의 국가의 역사
     5. 칼 마르크스의 출현
     6. 낫과 망치(증오)
     7. 자아비판 제도
     8. 스탈린
     9. 크렘린궁

 
 
불 - 原體驗으로서 명준의 내면 깊숙이 침전되어 사상과 행동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붉은 정열의 原體驗은 기존 사회의 벽 때문에 사회 변혁을 시도하는 혁명의 동력으로서의 기능은 폐쇄되고 개인적 욕구 충족의 기능만 배가시킨다. 은혜와의 사랑이 그토록 강렬했던 것도 이런 이유의 다름 아니다.
 
여인 - 여자는 구원의 여인상과 비슷한 데가 있다. 명준은 오디프스 콤플렉스 현상을 보인다. 은혜를 사랑하게 된 것은 은혜에게서 자신의 분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명준이 은혜에게 이렇게 경도된 것은 은혜가 자기가 희구하는 이브이며 구원의 여인상이라는 심리적 매카니즘이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인의 다리 - 여인의 다리는 성적 충동을 일으키는 매개체만은 아니다. 은혜와 명준 사이의 정신적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교량을 상징하고도 있다. 그리고 윤애보다 적극적이고 포근한 은혜와 교제하는 과정에서 명준은 어머니다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동굴 - 동굴은 원시부터 인류의 보금자리로 인간과 인간이 모른 허물을 벗어버리고 하나의 자연인으로 만나는 장소다. 동굴은 자아의 방이 침해당하고 허구의 광장에서 쫓겨났을 때, 마지막으로 발견한 구원처다. 이곳에서도 쫓겨나자 그를 아무런 거리감 없이 받아 준 바다에 투신하게 된 것이다.
 
바다 - 단순히 죽음의 장소가 아니라, 우주의 자궁으로 인류가 진화, 발생한 생명의 모태다. 그리고 광야를 둘러싸고 밀실->광장->동글->바다->밀실의 圓形的 써클이 이 소설의 구조를 이루며, 이 써클은 한 사람의 지식인 이명준과 육체적인 삶과 정신적 굴절 과정을 이중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갈매기 - 중요한 소재. 배 위에서 은혜와 그의 딸로 상징됨. 명준의 자살의 동기
 
 
Ⅳ. 논제 찾아보기

1. 이 작품이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쓰시오.
2. 광장과 밀실의 상징적 의미를 구체적  으로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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