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정취속에 펼쳐지는 향토세계
서정적 정취속에 펼쳐지는 향토세계
  • 독서신문
  • 승인 2007.07.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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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웅 작가
최초의 그의  가슴은
아직 베일에  가리어
신비 속에 묻힌 속삭임
청순한 그의  사랑은
풀섶 이슬에 맺힌 영롱한 물 방울
휘영청 비치는 달밤의 그리움
별빛에 적시는 고요함
언젠가
정열의 꽃바람이 불어와
잔잔한 마음을 부추기어
울렁거리는 가슴을 불태우다
한갓
초련(初戀)의 상혼을 달래며
세월의 뒤란에서
오묘한 회억의 벼랑에 잠기다
「초련(初戀)·1」전문
 
향토색 짙은 시어로 자연과 고향을 노래하는 서정시인 김정웅. 그의 시에는 항상 고향이 빠지지 않는다. 복분자와 풍천장어, 수박이 특산물로 알려진 전북 고창. 하지만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된 고인돌과 판소리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 작가 김정웅     © 독서신문
자연미를 노래하는 서정성

김정웅은 고향 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는 고향을 한떨기 꽃으로 본다. 하지만 꽃은 바라보고만 있는 것으로 피울 수가 없다. 씨를 뿌려서 정성들여 가꾸어야만 그 꽃은 병들지 않고 잘 자라며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를 내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고향에서 태어나서 고향에서 뿌리 내려 자긍심을 가지고 묵묵히 일 해가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고장의 풍속과 전설은 구구절절이 조상의 오묘한 지혜가 담겨 있고 그리운 사연들이 실타래처럼 감겨져 있기 때문이란다.
여운을 몰고 오는 미풍과 사랑을 싣고 온 영혼이 계절을 속삭이며 부스스 꽃샘추위를 털고 매화 꽃망울이 터뜨려지면 봄소식을 알게 되고 높은 산 계곡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소리와 녹음이 깔린 대지에서 작열하는 여름이 발산한다.
오곡백과 풍성한 황금뻘과 빨갛게 타오르는 단풍은 대자연의 신비를 자랑하는 가을을 맞이하고 나목이 앙상한 겨울엔 온 누리에 흰 눈이 쌓여서 전설 같은 낭만에 젖게 하여 오늘도 자연은 아름다운 철새를 안고 영원히 노래 부르며 계절 속에 사랑의 꽃을 피우며 산다.
김정웅은 여기에서 철새·꽃·자연을 탐미하며 그 자연 속에 흠뻑 도취되어 자연을 음미하며 서정의 동산에서 창작의 텃밭을 일구고 있다.
그의 제17시집인 『초련(初戀)』에 발표된 「물」 「생명력」 「호수에 춤추는 백조 떼」「복분자(覆盆子)」 「작설차(雀舌茶)」 「청보리밭 축제」 등은 고창의 아름다움과 자연을 노래하는 시들이다.

대자연을 바라보는 시적감각
▲     © 독서신문
하지만 그의 시가 단순히 고향자랑과 자연을 노래하는데 그쳤다면 그가 오늘과 같은 고창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우뚝 서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시어에서는 항상 자연과 고향의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그의 사랑이야기는 단순히 고향과 풍경, 인간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사 모든 것을 포옹하는 대자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때로는 애처롭고 때로는 격정적이면서 아가페와 에로스를 함께 견지하는 듯 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대 장미처럼 아름답고
백합처럼 순결한 유한을
여왕의 계절에 띄우련다.
별처럼 어둠을 밝혀 주고
휘영청 떠오르는 달처럼
그대의 은애를 반기리라
여름의 자비로운 연꽃같이
겨울의 애처로운 동백꽃같이
영혼으로 새기는 나의 가슴
예쁘고 정열적인 장미화와
우아하고 순백한 백합꽃 향기
내세에 울려 오는 메아리
「장미(薔薇)처럼 아름(美)답고 백합(百合)처럼 순결(純潔)한」 전문
 
앞에 언급한 「초련1」이라는 시에서나 「장미(薔薇)처럼 아름(美)답고 백합(百合)처럼 순결(純潔)한」에서처럼 사랑을 노래하는 그의 시어에서는 사랑보다 오히려 이별의 아픔이 물씬 풍겨져 나온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사랑과 이별이라는 공식보다는 이별을 승화한 사랑과 그 속에서 찾아 떠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욱 강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대표 시인 중 한명인 미당 서정주의 시처럼 말이다.

미당과 고향 홍보에 여념
그의 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미당의 시와 많이 닮은 구석이 있다.
 
밝게 떠 오는 봄빛을 받으며
소쩍새는 그렇게 울어 쌌더니
진달래꽃비 내리는 대한문 로터리
진눈깨비 섞어 친 그 언젠가 겨울 밤
명동거리 학사주점에서 심취된
단 둘이만의 신비로운 연민은
사공을 초월하여 고희에 접는다
이따금 스쳐 오는 회억과 은애는
때로는 굳은 신념을, 희망을, 애련을
삭이고 빙고 쓸쓸한 뒤란에서
영원한 나그네의 이별이라네.
「안나의 강변·26 - 이별이라네·2」전문
 
▲     © 독서신문
위에 언급된 「안나의 강변」에서처럼 그의 시에는 미당의 「국화옆에서」를 연상시키는 듯 한 시구가 들어 있다. 그의 시어에서 미당의 향취를 느끼게 되는 것은 그가 바로 미당으로부터 시를 사사한 제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미당시문학관’ 홍보에 열중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고창의 자연과 유적 등의 문화유산을 시어로 풀어 고향 고창의 아름다움을 홍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문인협회 진기동 시인은 김정웅 시인에 대해 “고창에 대한 열정과 인간의 따스함, 찌렁찌렁한 목소리,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듯 한 눈매, 그칠 줄 모르는 언어구사력은 모두의 마음을 열게 한다”고 평한다.
열정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시상을 펼쳐나가는 시인 김정웅. 그는 지금도 미당과 고창 홍보에 여념이 없다.

김정웅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세계시문학연구회 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백야문학 발행인
한국민족문학상외 다수 수상
『안나의 강변(江邊)』외 다수의 시와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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