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와 북 사이
채와 북 사이
  • 독서신문
  • 승인 2007.06.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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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은 1979년 12.12사태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으로 올해는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학생 10명 중 6명은 6월 항쟁을 모르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그동안 6월 항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스무 돌을 맞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또한 6월 항쟁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여전히 인색함도 되돌아 봐야 한다. 
  우리의 역사 중 동학농민혁명 이후 모든 민중이 역사의 전면 등장한 사건은 6월 항쟁이 처음일 것이다. 더구나 민중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성공적인 예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87년 당시 민중들의 요구는 직선제였다. 이 시점에서 의미를 찾아보면 6월 항쟁은 온 국민이 분연하게 일어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으며 기적적으로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지리산 앉고/섬진강은 참 긴 소리다.//저녁노을 시뻘건 것 물에 씻고 나서//저 달, 소리북 하나도 중천 높이 걸린다./산이 무겁게, 발원의 사내가 다시 어둑어둑/고쳐 눌러앉는다.//이 미친 향기의 북채는 어디 숨어 춤추나//매화 폭발 자욱한 그 아래를 봐라//뚝, 뚝, 뚝 듣는 동백의 대가리들.//선혈의 천둥/난타가 지나간다. 「채와 북 사이, 동백 진다」전문  -문인수-

  설장구 놀이와 사물과 전통춤의 퓨전 타악 퍼포먼스인 “태무천 타악무”가 있다. 설장구는 전라도 우도굿으로 섬세성과 아기자기한 놀이가 여성적인 매력이 있는 악기이다 “태무천 타악무”는 대지의 기를 모아 하늘에 바치는 일종의 무천의식의 형태를 우리 고유의 농악놀이와 전통춤의 형식으로 풀어놓은 창작 퍼포먼스이다. 모두 소가죽으로 만든 북을 중심으로 된 공연이다. 북소리는 민중의 함성이다. 억눌린 민중들의 함성은 하늘의 소리이다. 북소리는 땅을 깨우는 소리이다. “지리산 앉고/섬진강은 참 긴 소리”로 북소리를 울리고 있다. 북소리가 웅장하게 산천을 깨우던 때가 있었다.
  “저녁노을 시뻘건 것 물에 씻고 나서//저 달, 소리북 하나도 중천 높이 걸”려 있지만 아직도 빈곤과 가난 소외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미친 향기의 북채는 어디 숨어 춤추나” 그랬구나 북소리 울리던 그 북채는 어디에 있는가. 어느 곳에 숨어서 춤을 추고 있는가. 온 산야가 초록으로 희망을 준비하고 있는 6월“산이 무겁게, 발원의 사내가 다시 어둑어둑/고쳐 눌러앉”고 있다.
  “선혈의 천둥/난타가 지나”가고 있다. 地神을 깨우는 북소리 우렁차게 역동적으로 울리게 하자 그리하여 더 이상 우울하고 한 많은 삶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열정을 가지고 대양으로 대륙으로 나가야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남북 장관급회담, 성과 없이 종결’이라는 뉴스가 올라오고 있다.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대북 쌀 차관의 제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막혀 차기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는 보도이다. 역사의 질곡을 잘 견디며 이겨온 우리이다. 6월 항쟁 20돌이 되는 해이다. 자랑스러운 6월 항쟁과 함께 남북이 하나 되는 꿈을 꾸어본다.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6월 항쟁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면서 민족 공동체를 꿈꾸어 본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일러스트 류상희 는 「소망」에서 묻고 있다. 所望이란 어떤 일을 바라는 것이다. 그냥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한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이 감동한다’뜻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에도 꽃이 핀다’는 말도 된다.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정성이 지극하다는 것인지 하늘이 감동할 정도의 정성이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모두 잘 사는 것인지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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