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디지털 삼국지’ 시대 열린다
한·중·일, ‘디지털 삼국지’ 시대 열린다
  • 황정은
  • 승인 2010.06.22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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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_ 모철민 국립중앙도서관장
▲ 모철민 국립중앙도서관장     © 독서신문

 
삼국(三國) 잇는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 돌입
정보 공개 어디까지… “‘완전한 오픈’이 목표”

 
[독서신문] 황정은 기자 = 조만간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 도서관의 ‘디지털 삼국지(三國志)’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국(三國)을 잇는 디지털 도서관 구축이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모철민)은 지난 18일 한국과 중국, 일본 국립도서관의 디지털 자료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중·일 디지털자료 공동 이용’에 대한 합의를 시작으로 한·중·일 디지털도서관 협력(cjkdli-china-japan-korea digital library initiatives)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한·중·일 디지털도서관’은 정보화 시대에 삼국간의 보다 쉽고 편리한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젝트로 지난 2008년부터 추진돼 온 사업이다. 이미 유럽연합에서는 디지털도서관 ‘유로피아나’가 구동되고 있듯이 아시아에서 오랜 역사에 걸쳐 긴밀하고도 긴축적으로 관계를 가져온 삼국이 보다 긴밀한 정보 공유를 도모하기 위해 구축된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번 삼국의 디지털 도서관은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이 일본의 국립국회도서관과 중국의 국가도서관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며 추진됐던 것입니다. 삼국간의 보다 긴밀한 정보 공유를 위해 그 초석을 닦기 위해 마련된 것이 이번 협의안이기도 하죠. 이로써 삼국의 국민들은 검색어 하나만으로 각 국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모철민 도서관장의 설명에 의하면 한·중·일 디지털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국민은 자국의 도서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면 국내 이용자가 ‘도서관’에 대한 검색어를 한국의 국립도서관 포털 시스템인 ‘디브러리 포털’에 입력하면 중국어와 일본어로의 정보 검색이 가능한 것이다. 정보를 입력하면 이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 동일한 주제와 분류를 갖는 양국의 자료에 대한 검색까지 제공돼 각 나라의 관점이 담긴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정보공개 어디까지 할 것인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페니 카나비 세계국립도서관장회의 의장은 “한국 도서관이 중국, 일본의 도서관과 협력한다면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고 일본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자료센터장인 바바 아키라(馬場 章) 교수도 “문화 자산의 디지털 작업을 한국과 중국도 적극 추진한다면 3국간 역사적·문화적 차이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듯 세계 많은 인사들은 한·중·일 디지털 도서관에 대한 밝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세 국가는 때로는 우호적이고 때로는 서로를 경계하는 정치?경제적 관계를 보여 왔으므로 과연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이러한 시스템이 장기간 운영될 것인가에 일부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면 ‘독도’나 ‘고구려’와 같은 역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어떤 정보가 검색되느냐는 해당 국가로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게 된다. 또한 어느 국가의 정보를 상위의 검색어에 올릴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양질의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국가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정보의 균형화 역시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모 관장은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 것인가가 차후에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거죠. 그렇게 돼야 삼국간의 디지털 도서관 구축이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현재의 정보 소유 상태를 보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일본이 우리 국립중앙도서관보다 디지털 콘텐츠가 많긴 하지만 대부분 이미지 자료죠. 그에 반해 국립중앙도서관의 소장 자료는 대부분 텍스트로 된 것이기 때문에 정보의 균형화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차후에 조금씩 그 범위를 확장해 갈 것입니다.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하느냐가 관건이겠죠.”
 
 
■ 서버 경쟁 치열… 각국 시스템 구축으로 일단락
 
사실 지난 2008년부터 이 삼국간의 디지털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각국 간에 언급됐을 때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서버를 어디에 배치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각국이 모두 자국에 서버를 두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 만큼 이 사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성사될 수 없기에 세 나라는 각 국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해당 사안을 일단락 지었다.

“서버를 한 국가에 두는 것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그럴 수 없었고, 대신 각 나라마다 해당 시스템을 두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의견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조율하면서 점진적으로 그 물꼬를 트기로 한 거죠.”

국민들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서버의 환경을 설정하는 것인 만큼 삼국도서관은 상호간의 자료 통합 검색이 가능하도록 표준 메타데이터를 선정하고 해당 서버의 환경을 앞으로 계속 구축해 가기로 한 것이다.

여기서 ‘표준 메타데이터’란 디지털 정보를 관리하고 검색할 때 사용되는 핵심어를 지칭하는 것으로 데이터 검색어의 표준화 작업도 선 수행 돼야 하는 과제다.
 
 
■ “삼국 디지털도서관으로 이용자 편리해 질 것”
 
그렇다면 이러한 한·중·일 디지털 도서관의 구축으로 이용자들이 얻게 되는 실질적인 효과는 과연 무엇일까.

모 관장은 “우선 매우 편리해 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해당 국가의 필요한 자료가 있었을 경우 그 나라 도서관의 사이트로 직접 로그인해서 해당 언어로 정보를 검색해야 했지만 이러한 도서관이 구축된다면 그러한 번거로움을 크게 덜어주기 때문이라는 것 모 관장의 설명이다.

“물론 이번 서비스 역시 삼국의 언어로, 삼국의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인 만큼 우선은 해당 국가의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그 국가의 전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위주로 서비스가 이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이 디지털 도서관을 이용하는 계층은 주로 전문가 계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점차 그 범위와 정보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궁극적으로는 많은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구축해야겠죠.”
 
디지털 실크로드의 개막을 앞두고 있는 이때, 삼국은 이용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한·중·일 디지털 도서관이 어떤 양상을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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