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경기대교수 · 소설가)
오이시디(oecd)에 가입된 나라. 올림픽을 훌륭하게 치른 국가. 무역 수출이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 이것이 우리의 힘이고 브랜드이며 자존심이다.
그러나 위의 세 항목이 계속 대한민국의 지위를 지켜줄 수가 없다.
그러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여 그것들을 현실화로 작업시키는 것이 바로 국력이다. 이 국력의 배후에는 경제적 부가 있어야 한다. 또한 부의 반대편에는 국민의 정신적 문화가 꽃피어야만 올바른 국력이 신장된다.
나는 이번 하계휴가 기간을 뉴질랜드에서 보냈다. 그러고 1년 전에는 교환 교수로 미국 땅에서 지냈다. 나의 전공이 문학이며, 관심사가 출판 분야이므로 자연 이쪽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실은 다중매체와 영상문화의 대거 공략으로 동?서양 다 함께 출판가가 타격을 입는 것이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지난번 미국에서 겪은 황망함을 이번 뉴질랜드에서 겪을 수가 있었다. 외국 대형서점 코너에 영어로 된 「한국문학」이나 「한국여행」가이드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누가 게으르거나 영어실력이 안 돼 이런 책들을 발간해 내지 못한데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니 슬프고 한 편 부끄러운 일이었다.
말로는 선진한국이요, 국민의 정부요, 참여의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 우리의 현주소를 보면 이런 것들로써 문화 불모지로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외국에 나가 있는 교민 2세들에게 읽힐 영문판 한국문학전집의 발간이나 지원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필자가 알기로서는 우리 문화관광부나 문화예술진흥원 같은 데에서 문화 예술진흥책의 일환으로 이러한 책들을 더러 발간토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책들은 수효가 적었는지 교포사회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구경할 수가 없었다. 어서 많은 책들을 발간하여 영어권 밖으로 내보는 것도 국위 향상과 브랜드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경제의 부가 우리의 삶은 풍요롭게 하지만 정신적 부는 출판문화가 가져다준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와 이와 유사한 단체들에서 외국어로 된 문학 출판에 보다 활성화된 작업을 보였으면 한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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