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과 작가, 그리고 작가의 글쓰기
국가권력과 작가, 그리고 작가의 글쓰기
  • 황정은
  • 승인 2010.05.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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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저항의 글쓰기’ 심포지엄 개최
▲ 도봉준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사진: 한국작가회의 제공)     © 독서신문

 
[독서신문] 황정은 기자 = 올 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로부터 “불법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향후 불법폭력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조금 반환은 물론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확인서 제출을 요구받은 바 있는 한국작가회의(이사장 구중서, 이하 작가회의)가 저항적 글쓰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한 후, 이와 관련된 첫 심포지엄이 열렸다.

11일 책 읽는 사회 운동본부에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국가권력과 작가의 존재방식’ 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도종환 작가회의 부이사장과의 인사말에 이어 오창은 문학평론가와 이영진 시인의 발제로 시작됐다.

오창은 평론가는 ‘국가와 예술가, 그리고 예술표현의 자유’라는 발제를 통해 작가에게 존재하는 ‘검열의 내면화’ 문제를 지적했다. 현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은 ‘검열의 내면화’를 위해 경계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여기서 오 평론가가 말하는 ‘검열의 내면화’란 작가가 외부에 의해 창작행위를 규제받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통제수단이 되는 양상을 말하는 것으로 “예술가는 규범과 불화하는 자유로운 개인을 지향하는 존재인데 작가와 예술가가 스스로 내적 검열을 행함으로써 발표 이전의 단계에서 자발적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실을 진단했다.

국가기구는 이러한 자발적 검열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다듬고 때로는 창작자에게 위협을 가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현 정부는 자본을 통한 문화예술 영역에 대한 간접 통제를 진행하고 있고 국가 이데올로기 수단으로서 문화예술의 도구적 활용을 공공연하게 표방하고 있으며, 예술적 표현 행위에 대한 정치적 판단이 작동해 예술의 공공성에 위해를 가하고 있다며 현실을 우려했다.
또한 이영진 시인은 ‘작가의 왼손은 자신의 오른손에게조차 저항한다’는 주제로 국가정책과 예술 표현의 정치에 대한 발제를 보였다.

이 시인은 국가나 국가권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당대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의 효율적 통치 시스템만을 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위임의 절차가 지닌 정당성이 모든 통치행위의 정당성으로 이해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화와 소통, 참여라는 민주적 가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때 정당한 절차에 의해 위임된 권력이라 하더라도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권력의 정당성이야말로 시대적 보편적 도덕률 그 자체인 만큼, 모럴(moral)은 이 가치의 지평이 주권자 모두에게 살아있을 때 정당할 뿐 이를 잃는 순간 권력은 부도덕의 도그마에 빠지고 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칼 폴라니의 견해를 인용하며 “칼 폴라니는 경제에서 시장과 국가, ngo를 비롯한 근대 제반 영역 역시 해결하기 어려운 입장의 차이를 갖고 있어 합의를 통해 문제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결국 민주주의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틀 지워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선이 시인과 김재영 소설가, 고봉준 문학평론가, 박정훈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최문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이 참여해 토론했다.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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