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는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상태이다
순수는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상태이다
  • 조순옥
  • 승인 2010.04.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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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황사 가득 찬 허공에 슬픈 눈이 떠 있다. 푸른 마스크 쓰고 있는 나를 알아볼까? 자전거 두 바퀴가 힘들게 굴러가고 있다. 그렇게 허겁지겁 하루를 열었다. 깨지고 찢어지고 터진 시간인 것이다.

이것들이 만든 수없는 틈들, 그 틈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한, 틈을 메우기 위한 시간의 주름은 고유한 결을 만들어냈다. 결 속에서 찾아낸 단어는 순수이다. 순수는 본질이며 우주의 로고스이기 때문이다. 이는 교감에 의해서 의미를 획득한다. 교감은 감각이나 지각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나누는 행위로 우주의 목소리를 듣는 첫 출발점이 된다.

기다림은 순수에 대한 것이다. 봄바람 속에 슬픈 눈이 떠 있다. 그 눈이 내려다보고 있는 세상은 순수한 세상이 아니고 칠정의 세상이다. 칠정(七情)은 인간의 감정을 희(喜 기쁨)ㆍ노(怒 화냄)ㆍ애(哀 슬픔)ㆍ구(懼 두려움)ㆍ애(愛 사랑)ㆍ오(惡 미워함)ㆍ욕(欲욕구, 욕망)의 일곱 가지로 나누어 말한 것으로 『예기(禮記)』 예운(禮運)편에 처음 언급된 말이다.

이게 갈 데까지 가면 탈 염(炎 불타다)이 된다. 하루에 8만4천번 흔들이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그러니 타버릴 수밖에 없다. 타들어 가는, 아니 타고 있는 세상에 내 던져져 실재와 마주하고 있으며, 경험의 흐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경험세계 속에서 이야기는 발생된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 신화, 전설,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유통시킨다. 즉, 거짓이며 허구이며 공상으로 만들어낸 비실제인 상상의 영역을 만들어내고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 허구, 공상, 비실제, 상상의 영역인 실재계에 살면서 진실을 찾겠다고 길을 나선 첫출발이 무모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온통 허위와 가식으로 진실을 덮고 있는 일들이 유령처럼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해군 초계함 천암함 침몰사고에서 보여준 국방부 모습에서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일을 보면서 군의 능력과 별개로 구조와 탐사 등 대처 능력에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방부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궁금한 질문을 하면 “작전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비켜나가는 등 성의 없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고 한다. 정부와 군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왕좌왕하다보니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오죽 답답했으면 가족들이 자식이 살아있다며 오지도 않은 휴대전화가 왔다고 했겠는가.

아무리 황사 속이라 할지라도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성으로 교감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인 진은영은 “세계의 낡은 감각적 분배를 파괴하고 다른 종류의 분배로 변환시킴으로써 삶의 새로운 형태들의 발명을 동반한다”, “정치는 감성적인 것을 새롭게 분배하는 활동, 즉 감성적 혁명을 가져오는 활동에 다름 아니다”라는 두 문장으로 21세기를 규정하고 있다.

살아있는 감성인 티모스(thymos)로 접근해야한다. 티모스는 그리스어로 ‘향을 내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말로 감성을 통한 정신적 활력을 뜻한다. 즉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은 욕망, 이성, 티모스의 세 가지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로, 미궁에 들어서게 되면 자신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다. 밖으로 나가는 길은 순수한 본질을 찾을 때 가능하다. 그러면 세상만물과 소통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순수는 우주의 본질이며 우주의 운행규칙이기 때문이다. 순수는 그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음이다. 

 / 조순옥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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