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 강인해
  • 승인 2010.04.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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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초기 개입이 가장 중요해
[독서신문] 최근 학교 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의 유서에는 ‘학교폭력예방교육보다 담임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잘 살펴봐 달라’는 절박하고도 현실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사례를 보면 교사가 교실과 화장실, 복도에서 아이들의 행동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학교폭력의 사전 징후를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친구를 괴롭히고 금품을 갈취하는 가해학생 이야기를 들을 때, 결손가정에서 성장한 경제적으로 곤란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비행청소년을 떠올리기 쉽다. 이러한 생각은 최근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가해학생 성향과 일치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최근 학교폭력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부터 시작된다. 또한 ‘여중생 알몸 구타 동영상’으로 알려져 있듯 여학생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 피해나 가해를 예측해 주는 특성이 없고, 동성 간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자살과 지속적이고 정신적인 괴롭힘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지극히 난해한 복합현상으로 발생과정이 난해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 대처에서도 복합적인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방안 역시 융통성 있고 타당하게 마련돼야 한다.

이 책은 저자인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이 지난 10년간 학교폭력 현장에서 피해가족과 뛰어다니며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현장 경험에 상담학자 차명호 교수가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해결모형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학교폭력 해결을 돕는 전문서로 거듭나게 됐다.

피해학생 부모 : 미안하다는 말만 했어도, 법정까지 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피해학생 : 3년 동안 아무도 내 말을 믿어 주지 않았어요.
가해학생 부모 : 우리 아이가 법적 책임을 질까 봐 걱정되었어요.
가해학생 : 엄마만 아니었어도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교 사 : 나는 객관적으로 이 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하려 합니다. 못 믿겠으면 형사 고발하세 요.
학 교 : 우리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학교폭력에 관련된 사람들이 사건 발생 전과 발생 중, 그리고 발생 후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에 따라 청소년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고, 또 다른 학교폭력 및 사회 문제로 확대시킬 수도 있다. 관련자 문제의 대부분은 학교폭력이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 사례를 통한 임상경험이 많지 않기에 당황하여 발생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는 안 했어요!”라며 울분을 터트리는 피해학생 부모의 이야기는 학교폭력 대응방법 및 전략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극명하게 나타낸다. “사과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게 되잖아요. 우리 아이가 처벌을 받을 것 같아 걱정이 되어 사과할 수 없었어요”라는 가해학생 부모의 이야기는 폭력의 결과를 수용하는 데 엄청난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피해학생 부모와 가해학생 부모는 모두 자녀가 잘못될 것을 염려하면서도 효과적 해결책을 몰라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피해학생 부모는 자녀가 평생을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까 봐, 가해학생 부모는 자녀가 범죄자가 되거나‘나중에 잘못될까’하는 염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입 혹은 해결하는 방법을 몰라 답답해한다. 교사와 학교 및 지역사회도 유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 모르고, 개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더 큰 문제에 연루될 것 같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자신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거나, 양쪽 부모로부터 상대편 입장만 옹호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법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은근히 바라게 된다.

이처럼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나 징후가 보일 때 당사자는 물론 가족과 학교 및 지역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폭력의 피해를 사전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피해자 가족이 더 이상 감정싸움으로 상처뿐인 소송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화해와 중재를 통한 원만한 해결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초기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학부모와 교사가 초기에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학교폭력은 마치 수업처럼 학교생활의 일부가 돼 버렸다. 언제, 어디서, 누구든지 별다른 이유 없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학교폭력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 책 속에 담긴 내용을 숙지해 내 자녀가 피해자가 되었거나 혹은 가해자가 되었을 때 당황하지 말고 원만한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 아울러 학교 현장의 교사가 교실의 주도권을 잡고 학교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데, 그리고 현장 전문가가 유능한 해결중재자가 되는 데 유용한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  (제공: 학지사)
 
■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조정실·차명호 지음 / 학지사 펴냄 / 240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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