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를 正
바를 正
  • 조순옥
  • 승인 2010.03.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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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조순옥 편집위원 = 바를 정(正)은 한 일(一)과 그칠 지(止)로 이뤄진 한자로 止는 종아리 뒷꿈치 발바닥 발가락 모양을 상형한 것이다. ‘간다’는 뜻으로 쓰였지만, 발 하나를 나타낸 글자이기 때문에 갈 수 없어 멈춰 있다는 뜻에서 ‘그치다’로 쓰인다. 즉 正은 목표를 향해 왔다갔다하거나 쩔쩔매지 않고 똑바로 나아가는 것(止)을 말한다.

플라톤 『국가론』에 트라시마쿠스와 소크라테스 대화 중 트라시마쿠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정의는 곧 권력을 가진 강자의 이익이 된다는 논리다.

이러한 일들을 편파(偏頗)라는 단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편자는 공정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말한다. 편파보도, 수사, 태도, 판결, 판정 등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말들은 결국 ‘힘 센 놈이 최고’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또한 역성든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옳고 그름에는 관계없이 한쪽만 편들어 준다는 뜻이다. 주로 제 자식을 역성들다로 많이 쓰이는 말이다. 문학작품에 나타난 역성은 ‘외할머니가 유일한 내 편이 되어 궁지에 몰린 외손자를 감싸고 역성드는 바람에’(『장마』, 윤흥길). ‘나는 중대한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여겼다. 아무리 고약한 짓을 해도 역성들어 주겠거니 믿었다’(『그 많던 싱아는 누가 더 먹었을까』, 박완서). ‘형과 싸우면 어머니는 이유도 묻지 않고 형 역성만 드셨다(『탁류』,채만식)’, ‘방 안이 갑자기 환해지자 그때까지 저를 역성해 주던 어둠의 품 안에서 의지가지없이 내쫓긴 꼴이 되어(『완장』, 윤흥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편파와 역성으로 인해 본로(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에) 나아가지 못하고 잘못되는 수가 오히려 많음을 볼 수 있다. 참 지식은 반드시 행동이 따라야 한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이 되지 않으면 올바름(正義)은 실종된다는 뜻이다. 사물을 보고 살펴 가지게 된 생각이나 의견은 멀쩡한데 본 그대로 옮겨지지 않기 때문에 정의가 실종되는 것이다. 옳은 생각이나 의견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사상누각(砂上樓閣)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시비(是非)를 가리는 일로 항상 복잡하다. ‘그렇다, 아니다.’를 공정하게 가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스포츠에서도 선수들의 정정당당한 경기 못지않게 심판의 공정한 판정 또한 중요하다. 선수들이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최선을 다해 경기를 했는데도 오심이 나온다면 선수들에게 그보다 더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경기에서 제일 먼저 결승선을 끊은 한국팀이 실격 처리되자 오심논란이 일어났다. 더구나 주심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아 갔던 호주 출신 제임스 휴이시였다. 어떤 경기든 일단 심판의 판정이 내려지면 그만이다.

오심논란 때마다 판정을 뒤집으면 경기진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월드컵경기 중 프랑스 도메네크 감독은 오심에 대해 ‘골이든 아니든 그것이 축구다’라며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넘어갔다고 한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난관과 고난을 헤치고 나가면서 사는 것 ‘그것이 인생’인 것이다.

공자는 “사랑이 멀지는 않다. 내 그 사랑을 실천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그 사랑이 나에게 다가온다”(仁不遠矣, 我欲仁, 斯仁至矣)고 했다. 힘껏 미래를 올바르게 끌어안으면 행복은 가까이 다가온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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