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게리
  • 양미영
  • 승인 2010.03.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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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책을 잡는 순간 꼭 누구라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리는 한 마디로 살아있다. 어차피 건축가는 어떤 형태의 건물을 짓는 사람인데, 살아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그에 대한 답은 이 책을 보면 알게 된다.
 
지난 10여 년간 게리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 낸 건축물의 화보와 설계과정 등이 알기 쉽게 망라되어 있다. 이 책의 3분의 2 이상은 편집자인 밀드레드 프리드먼이 게리를 직접 인터뷰해서 정리한 글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책 전체가 게리의 육성으로 이야기를 듣는 듯한 친근함이 있고 쉽다.

게리의 건축물들은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발현되는 순간의 리듬과 운동, 색감, 개안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팀 디즈니랜드 관리 빌딩의 경우, 찌그러진 곡선의 입구는 춤추는 노란 얼굴을 하고 있다. 사랑스러울 정도인 게리의 건물들은 그러나 그 형태와 질감, 재료, 공학적 계산에 이르기까지 오랜 과정의 치밀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움이다.
 
그의 파격적인 건축형태는 20세기의 미학적, 기술적 경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는 사각형을 뛰어넘어 건축물에 파격적인 곡선을 구사하는 한편, 상상을 초월하는 외장재를 사용해 건축계에 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건축물이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이유 있는 유형학적 형태를 넘어서는 그의 창의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게리는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자유를 꿈꾸는 물고기의 움직임, 마르셀 프루스트 소설에 나오는 마을과 방, 언덕과 하늘, 조토 그림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주름들, 바람을 안고 나아가면 아름다워지는 돛 등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하면 건축물에 움직임과 느낌을 부여할 수 있을까' 는 게리가 건축계의 초년병 시절부터 추구해 온 일생의 화두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일단 시작을 하고 다음은 코의 감각을 따른다'는 그의 말대로 그는 아직도 건축에 자유를 주기 위한 실험을 그치지 않고 있다.
 
- 추천자 : 김춘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게리
밀드레드 프리드먼 외 지음 / 이종인 옮김 / 미메시스 펴냄 / 240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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