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물건에 얽힌 여인들의 한에 초점을 맞춰 슨 김혜식의 수필집. 독자들의 공감을 전제로 하는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저자가 조강지처의 어려움과 고뇌를 솔직하고 애잔하게 그린 작품이다. 다식판과 얽힌 할머니 이야기와 짚으로 엮은 큰 바구니와 관련된 이야기, 봉숭아 꽃물과 관련된 한 여인의 남성에 대한 사랑 등의 내용이 담겨있으며「빨래터」에서는 짙은 화장에 하이힐을 신고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다방 아가씨를 버젓이 첩으로 들인 ‘배 씨’의 부인 순돌이 큰엄마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를 낳지 못한 순돌네는 결국 다방 아가씨가 배 씨의 아이를 낳자 더욱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게 되고 저자는 한 남편의 아내가 아닌 식모로서 한 평생을 살다간 순돌네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날의 아픔과 조강지처의 고뇌를 애틋하게 이야기한다.
■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
김혜식 지음 / 수필과비평사 펴냄 / 210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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