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도덕성
  • 김성현
  • 승인 2005.11.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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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민주화가 되기 이전에는 사회 각 부문 전반에 걸쳐서 평등과 자주, 그리고 생존권 등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된 바 있다. 군사독재의 치하에서 그런 것을 요구하거나 언급하는 자체가 불경스런 일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집단적인 이익(?)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우선한다는 정신으로 뭉친 시대를 살던 시절에는 인권에 대한 언급도 자제해야만 했었다.
그러다가 6월 항쟁의 산물로 노동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사회는 전반적으로 개인의 권리신장에 대한 것을 용인하기에 이르렀고 노동자들의 권리는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로 자리매김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일에도 음지는 있는 법인지 노동운동을 하는 이들의 도덕성의 문제가 실제보다 부풀려지기도 하면서 옥석을 구분하여 보는 눈을 가져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노동귀족이니 하는 말이 돌 정도로 대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상당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상급단체가 존재하는 듯이 평가되기도 한다. 사실 노동운동의 이면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인권이나 임금인상의 요구는 묵살되기 일쑤였고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차별은 존재해 왔으니 말이다.
어떤 회사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쟁취해 냈다는 소식도 있는 것을 보면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는 것만이 모든 노동자의 권리신장에 도움이 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법인지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이 열악한 입장의 노동자를 배려하기는 쉽지 않은가보다. 그러나 그것은 극복되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던 차에 최근 한 자동차회사의 노조가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았고 사측은 그것을 묵인한 듯 보인다는 보도는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에게도 도덕성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단 그 회사만의 일이 아니라 이 일은 전체 노동자들에게도 치명적인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라면 가장 빨리 가장 철저하게 수습하는 것만이 다른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최선책이 될 것이다. 노동자는 혼자만 생각하는 이들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업장의 노조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더욱 철저할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도덕성이 전제되어 있지 않고서는 어떤 운동도 운동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무거운 중압감이 다가온다.
독서신문 1376호 [200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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