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미래
물의 미래
  • 독서신문
  • 승인 2009.09.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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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배설물에서 배우는 물 활용법
물의 미래를 통해 본 경제 전망서
▲ 물의 미래     © 독서신문
[독서신문] 강인해기자 = “자연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자연을 배반할 뿐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인간의 자연 활용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진보했다. 그에 따른 환경오염, 지구온난화라는 대가는 인간의 몫으로 돌아왔지만 말이다. 이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가 돈 되는 산업으로 각광받는 현실인데, 아무래도 뭔가 주객이 전도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21세기의 물은 권력, 물을 장악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 챈 저자는 2년 동안 물 위기의 실상을 파헤치고 물과 지구와의 관계, 물과 인류의 미래를 연구하기 위해 세계화와 물 위기가 몰아친 현장을 탐사했다. 그 결과 물의 고갈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붓지 않으려면 세계화가 아닌 지역적 협력이 필요하고, 더불어 사는 슬기로움을 터득해야 한다고 밝힌다.

그 중 흥미로운 예가 아무리 적은 양의 물이라도 알뜰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캥거루다. 캥거루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동안에도 임신을 할 수 있고 이는 체온 상승을 유발시킴으로써 에너지 절약에 일조한다. 또한 캥거루처럼 뛰는 모습은 걷기나 달리기보다 훨씬 유용하고, 덜 피곤하다고 한다. 이 책은 가뭄에서도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캥거루의 모습이 경제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가 찾아간 캥거루가 서식하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는 물로 인한 재앙을 처절하게 받고 있다. 콜레라로 6천3백여 명이 사망한 인도의 캘커타는 무계획적인 도시화(비위생적인 상수도와 하수 처리 시설)의 결과 질병 치료를 위해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 돈을 써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방글라데시도 마찬가지로 홍수, 해수면 상승, 가뭄, 염분 농도 증가 등 물로 인해 여러 문제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희망이 없진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도전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풍뎅이의 울퉁불퉁한 등껍질을 보고 mit 소속 학자들은 사막에 풍뎅이를 닮은 물주는 공장을 만들었고, 폐수 처리에 지렁이를 이용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생존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미래의 권력인 물을 지배하기 위한 각 나라의 야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기름이 갈등의 원인이 된 적은 있어도 물이 전쟁의 원인이었던 역사는 없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물의 본성을 살펴보면 앞으로 ‘물’이 세계 권력 싸움의 화약고가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는 물이지만 파괴본능과 무엇인가를 창조하기 위한 야심으로 가득하며 한 곳에 머물지도 못하는 것이 그의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 방류로 압록강 이남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고,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겠는가.

주객이 전도된 기분은 조금 더 편하게 살기 위해 물을 펑펑 썼던 사람들이 그것을 살리기 위해 다시 물에 투자하는, 책에 등장하는 많은 나라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씁쓸함이다. 이로써 우리는 미래 진정한 무기는 물의 미래를 잘 파악하고 그 물을 노하게 하지 않는 방법을 먼저 깨닫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임을 깨닫게 된다.
 


■ 물의 미래
에릭 오르세나 지음 / 양영란 옮김 / 김영사 펴냄 / 436쪽 / 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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